구글의 급성장기를 이끌었던 에릭 슈밋 전 구글 회장이 알파벳 이사회를 떠난다.
알파벳은 30일(현지시간) 슈밋 전 회장이 오는 6월 알파벳 이사회에서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알파벳은 지난 2015년 10월 구글이 설립한 지주회사다.
슈밋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18년간의 이사회 회의를 끝내고 빌 캠벨 코치의 유산을 따르고자 한다. 재능 있는 다음 세대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래리와 세르게이를 비롯한 모든 동료에게 감사한다. 앞으로 기술 고문으로서 구글과 알파벳을 코치하고, 나아가 재능 있는 지도자에게 조언하며 더 자유롭고 번영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하겠다”고 덧붙였다.
슈밋은 2001년 설립 3년차의 신생기업인 구글에 합류해 2011년까지 구글을 이끌며 성공신화를 썼다. 구글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난 뒤에는 래리 페이지 구글 회장과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에게 경영 관련 각종 조언을 해왔다. 슈밋은 2018년 1월 알파벳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고 이사직을 유지해왔으나, 이사회 활동까지 접으며 앞으로는 구글과 알파벳 등의 기술 고문으로만 활동할 예정이다.
존 헤네시 알파벳 이사회 의장은 “에릭은 CEO와 이사회 의장, 그리고 이사회 멤버로서 구글과 알파벳에 놀라운 기여를 했다. 그가 오랜 시간 보여준 가르침과 리더십에 매우 감사하다”고 말했다.
다이앤 그린 전 구글 클라우드 CEO도 슈밋과 함께 알파벳 이사회를 떠난다. 그린은 소프트웨어의 선구자로 지난 1월까지 구글 클라우드를 이끌었던 인물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슈밋과 그린은 4월 24일 열린 이사회에서 사임에 동의했다. 이들의 임기는 오는 6월 19일 만료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앤디 루빈 전 수석부사장의 성추문과 거액의 퇴직금 파문이 이들의 퇴임 배경이라고 전했다. 구글 주주들은 지난 3월, 구글이 성폭력 의혹을 받는 루빈 전 수석부사장에게 4년간 9000만 달러의 퇴직금을 지급했다는 이유로 이사회를 고소한 바 있다.
알파벳은 후임으로 제약회사인 길리어드사이언시스의 로빈 L. 워싱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선임했다. 알파벳은 헬스케어 데이터 분석 연구와 노화 예방 관련 연구 등에 집중하는 자회사 베릴리와 칼리코 등을 설립하는 등 생명 공학 관련 사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