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3대 주력산업의 두 축인 조선·자동차 제조업의 경기 하락세가 가파르다. 전반적인 제조업 경기가 반도체 수출 호황에 힘입어 호조를 띠는 상황과 대비된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17년 광업·제조업조사’ 결과(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광업·제조업 사업체 수와 출하액, 부가가치는 전반적으로 전년 대비 증가했다. 사업체 수는 6만9790개로 1.0%(664개) 늘고, 종사자 수는 296만8000명으로 전년과 유사했다. 출하액과 부가가치는 각각 1516조4000억 원으로 7.0%(100조 원), 547조7000억 원으로 8.1%(41조 원) 증가했다.
여기에는 반도체의 역할이 컸다. 반도체 부문은 서버·스마트폰의 고사양 D램 및 낸드플래시 등의 수요 증가로 출하액은 118조9000억 원으로 41.5%, 부가가치는 76조 5000억 원으로 41.7% 각각 늘었다. 전자부품 부문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탑재 증가로 출하액은 88조4000억 원으로 9.7%, 부가가치는 40조3000억 원으로 9.0% 증가했다.
통신·방송장비 부문이 휴대폰 등의 수요 감소로 출하액과 부가가치가 각각 9.4%, 17.5% 줄었지만 반도체·전자부품 부문 증가분으로 상쇄됐다. 이에 따라 전체 전자산업의 출하액은 264조 원으로 14.6%, 부가가치는 136조7000억 원으로 19.1% 각각 전년 대비 증가했다.
반면 조선·자동차 경기는 내리막이다. 조선산업은 2016년 수주절벽의 영향으로 선박 건조량이 감소하면서 출하액은 50조9000억 원으로 24.7%, 부가가치는 16조 원으로 20.6% 급감했다. 사업체 수도 전년 1589개에서 1420개로 10.6%(169개) 줄었다. 그나마 사업체당 부가가치는 사업체 수가 줄어든 덕에 전체 부가가치 감소 폭보다 작은 11.2% 감소에 그쳤다.
자동차산업도 출하액(-1.8%)과 부가가치(-2.2%) 모두 감소세를 이어갔다. 연관산업인 철강산업은 철강재 가격 상승과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로 출하액이 14.1%, 부가가치는 18.6% 증가했지만, 자동차산업은 자동차 및 수출이 부진하면서 침체를 벗어나지 못 했다.
이 밖에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섬유산업은 출하액이 19조4000억 원으로 2.9%, 부가가치는 7조2000억 원으로 3.3% 각각 감소했다. 석유정제산업 및 화학산업은 국제유가 등 원재료 가격 상승의 효과로 출하액과 부가가치가 모두 증가세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