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연저점 붕괴 이어 1100원도 내줘 ‘1년2개월만 최저’..1090원이 저지선

입력 2017-11-17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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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나흘연속 하락하며 1100원 마저 내줬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가 반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원화만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를 보이는 모습이다. 국내경제 호조와 북한 리스크 완화, 중국과의 해빙무드 등 호재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술적으로나 수급적으로도 원·달러 하락을 부추기는 양상이다. 그동안 연저점으로 강력한 저지선으로 인식됐던 1110.5원을 하향 돌파하면서부터 낙폭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역외시장 참여자들도 손절성 달러매도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원화 강세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연저점이 1189.7원 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1100원 하향돌파 후 1190원 부근에서 저지선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했다.

17일 오전 9시10분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4.2원 내린 1097.2원을 기록 중이다. 장중 기록으로는 지난해 9월29일 기록한 1091.6원 이후 1년2개월만에 최저치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에도 10.9원이나 하락해 4월13일 11.7원 급락 이후 7개월 만에 낙폭이 가장 컸다.

역외환율도 하락세를 지속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96.7원과 1097.2원 사이에서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4.4원 내렸다.

원·달러 환율은 주요국과 신흥국을 통틀어 가장 강한 모습이다. 실제 지난달 1일 이후 이달 3일 현재까지 원화는 2.8% 강세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2.0%)과 인도(1.3%), 중국(0.4%) 보다도 강한 것이다. 일본은 오히려 1.3% 약세를 보여 대조를 이뤘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역외투자자들이 매도물량을 내놓으면서 연저점이 깨졌고 낙폭을 키웠다. 원화 강세가 확실시되면서 원·달러 상승에 베팅했던 물량에 대한 손절인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 핵실험 등 빅 이벤트가 없는 한 원·달러는 하락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우 NH선물 연구원도 “밤사이 뉴욕시장에서 달러가 반등했고 신흥국 통화는 약세를 보였음에도 유독 원화만 강세다. 국내 경제지표 호조 등이 부각된 것이 원인인 것 같다”며 “연저점이 깨졌고 1100원도 하향돌파했다. 지난해 연저점(1189.7원) 부근인 1090원에서 지지선이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국 경계감도 높아질 것으로 보여 하락에 대한 속도조절 가능성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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