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며 1120원대를 하룻만에 내줬다.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매도에 나섰고 삼성전자 배당금에 대한 역송금 우려 속에서도 수출업체 매도와 롱스탑(달러매수 되돌림)이 압도했다. 전반적으로는 별다른 이슈가 없었던 가운데 거래도 한산한 분위기였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수급장속에서 위아래가 막힌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늘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관련 발언과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참석하는 유럽중앙은행(ECB) 컨퍼런스가 이번주 환율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봤다.
이번주 1105원에서 1130원 사이 등락을 예상했다. 다만 FX스왑 포인트가 한국은행 기준금리 상승 기대감을 반영해 오르고 있어 이달말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 후엔 원·달러가 하락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역외환율은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19.5/1120.0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0.8원 내렸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3.71포인트(0.15%) 떨어진 2526.64를 기록했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3012억7800만원어치를 매도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전체적으로 환율이 무겁다는 것을 확인한 하루였다.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도를 많이 했고, 최근 삼성전자 배당금 역송금 가능설 등이 퍼지는 와중에도 원·달러가 하락했다”며 “개장초 1120원을 넘기도 했지만 역시 20원선에서는 수출업체 달러 매도가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당분간 수급장속에 위아래가 막힌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면서도 “다만 FX스왑시장에서 스왑포인트가 많이 오르고 있다. 결국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는 것으로 현물환율도 결국 방향은 아래쪽이지 싶다. 11월말 금통위가 지나고 12월 이후 미국 금리도 상승하면서도 원·달러 환율은 하락하는 쪽을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상승이 제한되다보니 롱스탑 물량이 많았다. 숏포지션을 구축하려는 움직임도 보였다. 다만 특별한 이벤트가 없었고 거래도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당국 경계감으로 하단이 받쳐지고 있지만 원·달러 하락추세는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오늘밤 트럼트 대통령의 무역관련 발언과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의 컨퍼런스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가 주중 분기점이 되겠다”면서도 “현재 분위기로는 급등락은 없을 것으로 본다. 이번주 1105원에서 1130원 사이 등락을 예상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1110원이 깨질 수도 있겠다”고 예상했다.
오후 4시 현재 달러·엔은 0.21엔(0.19%) 오른 113.66엔을, 유로·달러는 0.0001달러(0.01%) 상승한 1.1665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