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환율이 소폭 하락세로 마감했다. 거래 또한 한산했다. 전날과 똑같이 장후반으로 갈수록 낙폭을 줄이는 흐름이었다. 연저점에 대한 부담감에다 당국경계감, 그리고 오늘밤으로 다가온 미국 고용지표를 대기하는 분위기였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매도에 나선 것도 하단을 지지하는 요인이 됐다. 엔·원 환율도 1년10개월만에 최저치 행진을 이어갔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원·달러가 연저점에 다가서면서 부담감이 컸다고 전했다. 국내 경제지표 호조에 한국은행 금리인상 이슈가 맞물리면서 원·달러는 지속적으로 하단테스트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외국인이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매수에 나선다면 연저점 하향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봤다.
1112.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114.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장중변동폭은 2.9원에 그쳤다.
100엔당 원화환율도 1.26원 떨어진 977.19원을 보였다. 2015년 12월30일 974.08원 이후 최저치 행진을 사흘연속 이어간 것이다.
역외환율은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12.8/1113.2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1.3원 내렸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1.61포인트(0.46%) 상승한 2557.97을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외국인은 코스피를 1476억3700만원어치를 매도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거래량이 많지 않았다. 미국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있어 대기모드에 돌입한 모양세다. 원·달러 환율이 최근 급락해 연저점에 다가오면서 당국개입 경계감도 커졌다”며 “저점에서는 결제수요도 있었던데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매도한 것도 하단을 지지하는 요인이 됐다. 전반적인 여건상 원·달러가 상승하기도 힘든 상황이라 좁은 레인지장을 연출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원화 강세 추세가 바뀔만한 상황이 안보인다. 국내적으로는 경제지표가 좋고 한국은행 금리인상 가능성도 있어서다. 연저점에 대한 부담감에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외국인이 주식이나 채권시장에서 매수에 가세할 경우 연저점을 충분히 깰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박성우 NH선물 연구원은 “장에 큰 변동성은 없었다. 연저점에 접근하다 보니 당국 경계감이 확산한데다 저가매수도 있었다. 장후반으로 갈수록 오늘밤으로 예정된 미국 고용지표에 대한 관망심리도 작용한 듯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 고용지표는 지난달 많이 감소한 기저효과도 있어 잘 나올 것으로 본다. 달러가 지지받을 수 있겠다. 하지만 최근 미 지표들이 괜찮게 나오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영향력은 떨어질 것”이라며 “원·달러는 하단 테스트를 지속적으로 할 것 같다. 얼마만큼 하단이 지지될지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오후 3시46분 현재 달러·엔은 0.15엔(0.13%) 오른 113.99엔을, 유로·달러는 0.0002달러(0.02%) 상승한 1.1663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