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위험자산 선호 속에 하락했다. 낙폭은 꼭 지난주말 상승폭 만큼이었다. 엔·원 환율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주말사이 발표된 미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연율 3.0%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측치 2.6%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아울러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제롬 파월 미 연준(Fed) 이사가 차기 연준 의장으로 낙점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흘러나왔다.
대내적으로는 코스피가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해 사상 처음으로 종가기준 2500선을 돌파했다. 수급적으로도 월말을 맞아 수출업체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우위를 보였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확산했다고 전했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외국인이 순매수에 나선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달러 매수주체도 별반 눈에 띠지 않는데다 북핵 리스크도 관심대상에서 벗어나면서 원·달러는 하락추세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당장은 연준 차기 의장 인선과 미국 고용지표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1126.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123.5원까지 떨어져 9월1일 1121.5원 이후 가장 낮았다. 장중고가는 1126.8원으로 장중 변동폭은 3.3원에 그쳤다.
100엔당 원화환율도 0.49원 떨어진 989.57을 기록했다. 이는 9거래일연속 하락이며, 7거래일째 1000원을 밑도는 것으로 5월16일 984.73원 이후 5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역외환율은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25.7/1126.2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4.4원 내렸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5.30포인트(0.21%) 상승한 2501.93을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이틀째 경신했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2816억4100만원어치를 매수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지난주말 미국 GDP가 예상보다 높게 나왔다. 이 영향으로 미 증시에서 리스크온을 대변하는 나스닥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GDP가 호조를 보였음에도 평상시와 달리 미 국채 금리가 떨어진 것도 주목한 부분이었다”며 “코스피가 2500선을 탈환한데다 외국인도 2500억원이상 순매수했다. 월말을 앞두고 수출업체들의 달러매도도 상단을 막는 요인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수급상 달러 매수주체가 없고 북한 관련 리스크도 주목하는 시야에서 벗어났다. 상승할 재료가 별로 없는 상황이라 원·달러는 계단식으로 하락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박성우 NH선물 연구원은 “주말사이 차기 연준 의장에 파월 연준 이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이 들렸다. 이 영향에 원·달러는 하락출발했다. 장중에는 방향성이 없었던 가운데 월말에 따른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우위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원·달러는 당분간 1120원대 초중반에서 1130원대 초반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이번주 FOMC가 예정돼 있지만 12월 인상이 예정돼 있는 상황이라 상대적으로 덜 부각되는 느낌”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차기 연준 의장 선임 결과와 미 고용지표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01엔(0.01%) 오른 113.67엔을, 유로·달러는 0.0009달러(0.08%) 상승한 1.1615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