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120원을 터치하면서 2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가 약세 흐름을 지속하고 있는데다 코스피가 2520포인트를 넘어서는 등 랠리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도 주식시장에서 비교적 큰 폭의 매수세를 이어가면서 위험자산선호 분위기를 연출했다. 월말이라는 점도 수급적으로 달러매수보다는 매도 우위를 연출케 했다. 반면 엔·원 환율은 10거래일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리스크온과 월말 요인에 원·달러가 하락했다고 전했다. 다만 박스권 하단인 1120원에 대한 지지력도 보여줬다고 밝혔다.
하단인식에다 월말이 지나면 하락압력이 잦아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당장 1120원을 깨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반면 차기 연준 의장에 비둘기파가 앉혀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을 빌어 달러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원·달러도 계단식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란 예측도 있었다.
장중에는 1120.0원까지 떨어지며 역시 8월28일 1119.0원 이후 가장 낮았다. 1124.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개장가가 장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장중변동폭은 4.0원에 머물렀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1.63원 상승한 991.2원을 기록했다. 이는 17일 0.77원 오른 1009.4원을 기록한 이후 처음으로 상승한 것이다.
역외환율은 보합세를 기록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24.2/1124.7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와 같았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21.5포인트(0.86%) 상승한 2523.43을 기록해 사흘연속 사상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4378억8300만원어치를 매수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코스피도 2520선을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외국인도 주식시장에서 매수에 나서다보니 원화강세로 분위기가 흘렀다”며 “한국은행 금리인상 이슈가 있는 가운데 차기 연준 의장에 비둘기파가 앉혀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원·달러 하락에 베팅하는 계기가 됐다. 또 월말이다보니 네고물량이 많았고 역외에서도 셀을 하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최근 장중 레인지는 4~5원 사이다. 위아래 플레이가 제한되는 모습이다보니 1120원에서 계속 막히는 분위기다. 저점이라는 인식에 매수세도 만만치않았다”며 “당장 1120원을 깨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월말이 지나면서 이월 네고물량이 나올 가능성은 있지만 아무래도 최근 저점이다보니 지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도 “전형적인 월말 장세다.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수입업체 결제물량을 압도했다. 여기에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순매수하며 위험자산선호 분위기를 띄웠다”며 “월말이다보니 은행에서도 롱 포지션을 거리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120원이라는 저점에 다가와 있다. 다만 외부의 큰 위협요인이 없다면 하루에 3~4원씩 하락하는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본다. 다음주까지는 1110원선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36엔(0.32%) 하락한 113.07엔을, 유로·달러는 0.0031달러(0.27%) 오른 1.1644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