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2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엔 환율도 5개월만에 최저치를 행진을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3분기 국내총생산(GDP)을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수치로 발표하면서 하락압력을 받았다. 하루앞으로 다가온 유럽중앙은행(ECB) 회의에 대한 경계감도 있었다. 다만 1125원에 대한 박스권 하단 인식이 강해 수입업체 결제 수요 등이 장을 지지했다. 당국경계감도 영향을 미쳤다.
앞서 한은은 3분기 GDP가 전기대비 1.4% 성장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최고 1.0% 성장을 예상했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GDP호조에 비하면 원·달러 환율 하락폭이 크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ECB 결과를 봐야겠지만 달러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약세흐름을 보이고 있는데다 수급적으로도 하락우위장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봤다. 느린 속도의 하락세를 점쳤다.
1125.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한때 1123.8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 또한 9월1일 1121.5원 이후 최저치다. 장중고점은 1125.8원이었다. 장중 변동폭은 2.0원에 그쳐 2년4개월만에 최저치를 보였던 9월14일(2원)과 같은 수준이었다.
100엔당 원화환율도 0.47원 떨어진 990.18원을 기록했다. 이는 5월16일 984.73원 이후 5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역외환율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27.1/1127.6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0.35원 내렸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1.87포인트(0.48%) 하락한 2480.63을 기록했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343억700만원어치를 매도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3분기 GDP가 워낙 좋게 나오면서 원·달러가 크게 밀려 출발했다. 다만 GDP 결과에 비하면 주식과 외환시장 반응은 약했던 것 같다. 1125원에서는 결제업체 등의 달러 매수자금이 많이 유입되면서 하단이 막혔다”고 전했다.
그는 또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더 유입되면 원·달러가 1120원선까지 내려갈 듯 하다. 다만 박스권 하단으로 여겨지는 1125원선에서 공방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 추가 하락을 위해서는 또다른 임팩트가 필요해 보인다”며 “수출업체는 여전히 1130원 위쪽에서 팔겠다는 심리다. 다음주는 월말이라 매도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공급우위를 바탕으로 원·달러가 조금씩 내려가는 상황이지 싶다”고 평가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ECB를 앞둔 상황에서 큰 변동없이 레인지 흐름을 이어갔다. 원·엔 환율도 990원을 위협하는 수준이다보니 당국 경계감도 컸다. 반면 상단에서는 글로벌 달러 약세와 ECB 경계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밤 ECB 결과를 봐야 할 것 같다. 전반적인 흐름은 달러 약세로 보이나 원화가 워낙 강한데다 엔화도 너무 많이 오른 분위기”라며 “ECB가 긴축을 한다해도 하단이 받쳐지면서 원·달러가 많이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15엔(0.13%) 하락한 113.55엔을, 유로·달러는 0.0018달러(0.15%) 오른 1.1824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