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Brexit)로 EU 회원국 자격을 잃게 되면 경기침체를 피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주요 싱크탱크 중 하나인 재정연구소(IFS)는 영국이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으로서 EU 단일시장에 접근하더라도 EU 회원국일 때와 비교하면 국내총생산(GDP)이 4%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10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이 보도했다. IFS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해 2030년 GDP를 예상, 이런 결론을 도출해 냈다.
브렉시트 찬성론자들은 영국이 EU에서 나가더라도 무역협정을 통해 단일시장 접근을 보장해 경제에 큰 타격은 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폴 존슨 IFS 소장은 “WTO 회원국이라면 누구나 EU 단일시장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이는 사실상 의미 없는 개념”이라며 “상품 교역에서 무관세가 허용된다 하더라도 서비스를 판매할 때 면허를 받아야 하거나 규제를 따르는 등 EU 회원국일 때는 없었던 장벽들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어 “EU 회원국이라면 서비스 교역에서 이런 장벽이 없을 것”이라며 “영국 입장에서 이는 상품에 대한 관세 제거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IFS에 따르면 EU 단일시장은 영국 전체 수출의 44%, 서비스 수출의 39%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특히 IFS는 금융부문이 2030년에 EU 회원국 자격을 유지할 때와 비교해 약 7% 위축되는 등 막대한 타격을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산업이 강점인 영국은 그동안 ‘패스포팅(EU 단일시장에서 별도 면허 없이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권리)’ 혜택을 누려왔다.
IFS는 영국이 노르웨이처럼 EU 회원국은 아니지만 유럽경제지역(EEA)의 일원이 되면 EU 회원국과 거의 같은 혜택을 볼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는 영국이 EU 예산에도 일조해야 하며 ‘사람의 자유로운 이동’이라는 원칙도 따라야 한다는 의미다.
아울러 IFS는 중국 등 다른 나라와의 교역을 확대해 영국이 브렉시트 손실을 메울 수 있다는 생각도 부정적으로 봤다. IFS는 “오는 2030년까지 중국의 성장세에 발맞춰 영국의 수출이 증가한다 하더라도 현재 미국, EU로의 수출 규모에 도달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