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제약사의 의약품이 해외보다 국내에서 최대 2.5배까지 비싸게 팔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연맹은 지난 9~10월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실시한 가격조사 결과 다국적 제약회사의 일반의약품 16개 제품 가운데 11개 제품이 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독일 등 해외 평균가격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일반의약품 가운데 가격차이가 가장 큰 품목은 개비스콘 더블액션 현탁액으로 국내가격이 해외가격의 149.5% 였다. 이어 △애드빌정(82.8%) △센트룸실버정(51.8%) △드리클로(45.9%) △센트룸정(35.0%) △오트리빈 분무제(32.2%) △둘코락스-S(21.8%) 등도 큰 가격차가 나타났다. 스트렙실허니앤(4.4%), 애드빌 리퀴겔(2.8%), 비판텐연고(0.3%) 등도 국내가 더 비쌌다.
의약외품 10개 품목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오프라인 판매처의 경우 7개 품목이, 온라인 쇼핑몰의 경우 3개 품목이 해외 평균가격에 비해 국내 판매가격이 각각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국내 가격이 해외 가격보다 비싼 의약외품은 △아비노 모이스처로션(57.0%) △폴리덴트 틀니세정제(54.6%) △아벤느 미스트(18.8%) △세타필 크림(15.9%) △리스테린 쿨민트(9.5%) △오랄비 치실(8.2%) △세타필 로션(3.5%)등 순이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아미노 모이스처 로션(30.4%), 폴리덴트 틀니세정제(26.6%), 세타필 크림(7.0%) 등이 해외보다 비쌌다.
유통경로에 따라서는 약국에서의 가격왜곡이 가장 심했다. 약국에서만 판매되는 일반의약품의 경우 국내 약국들 간에도 가격차이가 3배까지 났으며 조사대상 16개 제품 중 14개 제품이 50%의 가격차를 보였다. 돌코락스 좌약의 가격차이가 200%로 가장 컸고 라미실크림(166.7%), 잔탁(100%), 애드빌 리퀴겔 캡슐(100%) 등도 2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약국 유형별로 일반의약품 판매가격은 가장 비싼 동네약국을 100으로 봤을 때 ‘클리닉약국(96.0)-병원문전약국(95.7)-대형약국(85.8)’ 순이었다. 보다 유통경로가 다양한 의약외품의 경우에는 ‘편의점(100)-트럭스토어(81.3)-약국(80.3)-대형마트(73.9)-온라인쇼핑몰(62.6)’ 순으로 가격이 비쌌다.
소비자연맹 관계자는 “같은 제품에 대해 국내 약국에서의 판매 가격이 최대 200%까지 차이가 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약품 구입시 가격을 거의 비교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능동적으로 가격 정보를 꼼꼼히 확인하는 합리적인 소비문화가 정착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