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 이윤, 이문, 비슷한 말인 성싶지만 조금씩 다르다. 이익은 ‘利益’이라고 쓰며 각 글자는 ‘이로울 리’, ‘더할 익’이다. ‘利’는 ‘벼(禾:벼 화)’와 ‘칼(刂=刀:칼 도)’이 합쳐진 글자로서 원래는 ‘날카롭다’는 뜻이었고 ‘예리(銳利)’가 그 예이다. 칼로 벼를 베어 수확하면 이익이 되므로 나중에는 ‘利’가 ‘이롭다’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
10월 1일이다. 9월까지는 더러 여름 못지않은 늦더위도 있지만 10월부터는 완연한 가을이다. 가을은 아름다운 계절이고, 아름다운 계절이다 보니 가을과 관련이 있는 단어도 많다. 추파나 추호도 본래는 그런 아름다운 단어 중의 하나였다.
추파는 秋波라고 쓰며 각 글자는 ‘가을 추’, ‘물결 파’이다. 글자대로 풀이하자면 ‘가을 물결’이지만 이 단어의
본래는 좋은 의미로 널리 사용하던 말이나 물건이었는데 특정인이나 집단에서 엉뚱한 목적으로 남용한 결과 일반인들이 사용하기를 꺼리게 된 경우가 있다. 광복 후에 북한에 들어온 사회주의 이념은 관원, 학자, 자본가, 노동자, 농민 등 기존 사회에 형성되어 있던 신분을 다 타파해야 할 ‘계급’으로 여김으로써 프롤레타리아 계급에 속하는 노동자와 농민을 제외한 나머
우리는 일상에서 소견을 피력했다느니 의견을 개진했다느니 하는 말을 많이 듣고 또 사용한다. 피력은 披瀝이라고 쓰며 각 글자는 ‘들출 피’, ‘스밀 력’이라고 훈독한다. 披는 손( 扌=手=又:又의 원래 모양은 손을 본뜬 형태이다)으로 동물의 가죽을 벗기는 모습을 형상화한 글자이다. 동물의 가죽을 나타내는 글자 중에는 ‘가죽 피(皮)’와 ‘가죽 혁(革)’이 있
난치병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으레 예후를 묻곤 한다. 암도 발생한 부위에 따라 비교적 예후가 좋은 암과 예후가 나쁜 절망적인 암으로 나뉜다고 한다. 예후는 ‘豫後’라고 쓰며 각 글자는 ‘미리 예’, ‘뒤 후’라고 훈독한다. ‘뒷일을 미리 예측한다’는 뜻이다. 영어 ‘prognosis’를 번역한 의학전문용어인데 ‘prognosis’는 그리스어의 pro(미리)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중국의 지명과 인명에 대해 ‘원음주의 표기’라는 해괴한 원칙을 적용하여 한국식 한자 발음으로 적지 않고 중국어 발음으로 적고 있다. 전에는 우리식 한자 발음으로 모택동(毛澤東), 등소평(鄧小平), 북경(北京), 남경(南京), 심양(瀋陽)이라고 적던 것을 지금은 ‘마오쩌둥’, ‘덩샤오핑’, ‘베이징’, ‘난징’, ‘선양’ 등 중국어 발음으
며칠 전 어느 신문에 “치파오 대신 한푸, 중국에 이는 한(漢)족 종족주의”라는 표제의 기사가 실렸다. 내용인즉 중국 사회를 구성하는 주류민족인 한족(漢族)이 중심이 되어 한족의 의상을 입자는 바람이 불면서 중국 내에 종족주의가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청나라 이후의 중국은 소위 ‘차이나 칼라’에 긴 치마의 옆을 튼 형태의 ‘치파오(旗袍)’를 전통의상
요즈음 왠지 불안하다. 여당과 야당이 서로 싸우는 것을 보면서 ‘이러다가 나라가 망하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느낄 때도 있고, 말도 안 되는 가짜 뉴스가 진짜 뉴스보다도 더 설득력을 갖고 퍼지고 있을 때 ‘큰일 났다’는 생각과 함께 불안감이 밀려온다.
중국 송나라 때의 문인인 소동파는 신종(神宗)황제에게 올린 글에서 “기강이 한 번 폐하고 나
수년 전만 하여도 슈퍼마켓이나 백화점 매장에서 ‘염가판매’, ‘염가 대방출’이라고 써 붙인 광고를 더러 볼 수 있었다. 이런 말들이 요즈음엔 다 ‘세일 ○○%’로 바뀌었다. ‘sale 20%’는 원가의 20%를 깎아준다는 뜻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아예 ‘○○%’ 부분은 빼버리고 ‘세일’이라는 말만 사용한다. 세일(sale)의 원래 의미는 ‘셀(sell:팔다
우리 사회에서 쓰이는 욕 가운데 ‘양아치’라는 욕만큼 심한 욕도 많지 않을 것이다. 국어사전은 양아치를 ①“거지를 속되게 이르는 말” ②“품행이 천박하고 못된 짓을 일삼는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양아치는 본래는 ‘거지’라는 뜻이었는데 후에 범위가 확대되어 ‘품행이 천박하고 못된 짓을 일삼는 사람’에게 두루 사용하게 된 것이다.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해 후보자 시절부터 제기된 의혹과 관련 압수수색을 하자 이를 황당하게 여기는 사람이 적지 않다. 압수수색을 지시하고 지휘하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검찰 내부에서는 “좌고우면하는 스타일이 아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좌고우면은 ‘左顧右眄’이라고 쓰며 각 글자는 ‘왼쪽 좌’, ‘돌아볼 고’, ‘오른쪽 우’, ‘바라볼 면’이다
추석 명절은 ‘명절로 쇠고 있는 가을 저녁’ 즉 ‘한가위’를 이르는 말이다. 요즈음이야 추석 명절을 이용하여 국내든 해외든 여행을 떠나는 사람도 많아졌지만 원래 추석 명절에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성묘’였다. 성묘는 ‘省墓’라고 쓰며 각 글자는 ‘살필 성’, ‘무덤 묘’이다. 조상의 분묘(墳墓 墳:무덤 분)가 행여 지난여름 장마에 무너지지나 않았는지 혹은
조국 법무부 장관이 임명되었지만 기자간담회에서 나왔던 얘기의 후폭풍이 여전하다. 태풍이 지나가면서 다른 피해는 전혀 주지 말고 우리 사회에 짙게 깔려 있던 거짓과 모함과 억지와 불신의 분위기만 확 다 쓸어가기를 바랐는데 그런 분위기는 쓸어가지 못하고 여러 가지 피해만 냈다. 하기야 아무리 힘이 센 태풍인들 인간이 만들어낸 못된 분위기를 쓸어가는 것은 애시당
우리는 일상에서 ‘자초지종’이라는 말을 수시로 듣기도 하고 말하기도 한다. “자초지종을 캐묻다.”, “자초지종을 말씀드리자면…”이라는 말이 바로 그런 예이다. 자초지종의 의미가 ‘아주 자세하게’, ‘있는 그대로 상세하게’ 등의 의미인 줄은 잘 짐작하고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짐작’일 뿐 왜 ‘자초지종’이라는 말이 그런 뜻을 내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구체
50대의 한 남자가 맞은편의 친구에게 묻는다. “경술국치가 뭐여?”, “그것도 몰라? 한일합방 된 날 아녀? 일본 놈들이 우리나라를 꼴까닥 삼켜 버린 날이랑게.” 엊그제 전주 막걸리집에서 듣고 본 풍경이다. 대답을 한 사람의 표정이나 어투로 보아 애국애족정신이 충만한 줄은 충분히 짐작하겠으나 그가 사용한 ‘한일합방’이라는 말은 문제가 있다.
1910
요즈음 ‘조국’이라는 발음의 단어를 참 많이 듣는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각종 의혹들을 쏟아내는 사람들로 인하여 연일 뜨거운 뉴스로 보도되고 있기 때문에, TV건 신문이건 SNS건 ‘조국’이라는 이름으로 도배가 되는 상황인 것이다. 그런데 개인의 인명 조국(曺國)과 보통명사 ‘조국’의 발음이 같다 보니 한국당의 나경원 원내대표는 ‘조국’이라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두고 말이 참 많다. 청문회는 ‘聽聞會’라고 쓰며 각 글자는 ‘들을 청’, ‘들을 문’, ‘모일 회’이다. 글자대로 풀이하자면 ‘듣고 또 듣는 회의’이다. ‘聽’의 왼쪽 부분은 ‘耳(귀 이)’와 ‘임(壬:짊어질 임)’이 합쳐진 모양인데 원래는 ‘壬’이 아니라 ‘呈(드릴 정)’으로서 발음을 나타내는 부분이었다. ‘聽’
부끄러움은 씻어내야 한다. 마냥 국치일(國恥日)에 대한 울분을 삭이고 있을 수만은 없다. 그런데 사실, 요즈음 막무가내로 덤벼드는 일본으로부터 또 상당한 치욕을 당한 면이 없지 않다. 분통이 터지는 일이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될까? 근본적인 원인은 일본의 후안무치(厚顔無恥)함에 있겠지만, 우리의 힘이 아직 일본을 능가하지 못하는 것도 큰 원인이다. 이제,
오늘은 1910년 8월 29일에 일제에 나라를 강탈당한 지 109주년이 되는 날이다. 나라가 큰 부끄러움을 당한 날이라는 뜻에서 ‘부끄러울 치(恥)’를 써서 ‘국치일(國恥日)’이라고 한다. 경술년에 당한 일이므로 ‘경술국치(庚戌國恥)’라는 말도 쓴다.
대한제국의 마지막 어전회의는 창덕궁의 흥복헌(興福軒:왕의 침실인 대조전에 붙은 대청건물)에서 191
1905년, 간지(干支)로는 을사년에 일제는 우리나라의 내정에 깊이 간여하기 위해 외교권을 박탈하는 조약을 체결하고 서울에 조선총독부의 전신인 조선통감부를 설치하였다. 사실상 나라가 일본에 넘어간 뼈아픈 조약이다.
그런데 이 조약을 1980년대까지만 해도 ‘을사보호조약’이라고 불렀다. 초, 중,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을사보호조약’이라고 표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