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3분기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영업이익이 각각 47조원, 4조1000억원으로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영업이익이 20.45%, 59.65% 감소한 수치다.
삼성전자는 2011년 3분기 4조2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후 줄 곧 5조~10조원대의 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해왔다.
이번 실적 하락은 삼성전자 전체 수익의 60%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IM(IT·모바일)부문의 부진이 원인이다. IM부문이 어려움을 겪은 이유는 올 상반기 선보인 ‘갤럭시S5’의 판매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더불어 갤럭시S5의 시장 재고 처분을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가 수익성을 악화시켰고, 보급형(중저가) 시장 확대로 제품 평균판매가격이 떨어진 것도 중요 원인이다.
삼성전자 측은 이번 3분기 잠정실적에 △무선사업 실적의 큰 폭 감소 △무선 제품 수요 약세에 따른 시스템LSI와 OLED 패널 수익성 약화 △TV 판가 하락과 계절성 제품 성수기 조기 종료 등의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4분기에는 ‘블랙프라이데이’를 전후한 TV 사업 성수기 도래, 스마트폰 신제품 판매 확대 등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무선 사업은 경쟁사 스마트폰 신제품이 본격 출시되고 중저가 가격 경쟁이 심화돼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삼성전자가 또 한번 ‘마누라 빼고 다 바꿔야 할’ 위기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낡은 의식과의 결별을 강조하며 ‘신경영’을 선언했던 지난 1993년 당시 못지않은 위기감이 삼성전자에 지금 흐르고 있다.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에 근본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혁신 카드’를 제시해야 할 시점이다.
스마트폰을 통해 세계 최대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이 성장한계에 부딪히며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 업체의 빠른 추격 및 혁신 부재 등 내외부적 위기에 처한 삼성전자에 근본적 혁신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에게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내준 점이 스마트폰 경쟁력 약화의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가운데 중국 업체들이 기술 및 가격경쟁력을 모두 갖춘 스마트폰으로 중저가 수요층 확보에 성공한 것이다.
스마트폰 시장은 프리미엄에서 중저가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신흥 시장인 중국, 인도 등에서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문제는 삼성전자가 중국과 인도에서 현지 업체에 연이어 선두 자리를 내줬다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올해 7월 처음으로 중국 업체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세계 시장에서의 삼성전자의 시장지배력도 예전만 못하다. 지난해 8월 세계 시장의 43.7%를 점유했던 삼성전자와 애플의 점유율은 올해 8월 33.7%로 축소됐다. 반면 같은 기간 레노버, 화웨이, 샤오미, ZTE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13.0%에서 25.0%로 점유율이 두 배가량 확대됐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새로운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4’ 출시로 반격을 시도할 계획이지만,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6’의 위세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 부회장도 위기 극복의 고삐를 죄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 등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 전기차 배터리와 의료기기 부문을 직접 챙기고 있다. 현재 삼성은 ‘삼성전자-LED의료기기’, ‘삼성SDI-태양전지전기차 배터리’, ‘삼성에버랜드-바이오제약’ 등 미래 성장을 이끌 신수종 사업 추진을 위한 틀을 갖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