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인도네시아의 항구도시 찔레곤시를 동남아지역 조선소 건설의 유력 후보지로 검토 중이다.
7일 중공업계 고위 관계자는 “찔레곤시는 해외 조선업체의 유치 의지가 강하다”며 “항만과 도로 등의 인프라 투자도 크게 늘리고 있어 유력 후보지 중 한 곳”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현재 동남아시아지역의 조선소 건설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후보지로는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이 꼽히고 있다. 이 중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에서 서쪽으로 100km 위치에 있는 찔레곤시가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점쳐지고 있는 것.
찔레곤시는 45만㎡ 부지에 항만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또 인근 수마트라섬을 잇는 다리 건설도 추진하고 있어 제조업을 위한 원활한 인프라도 갖춰질 전망이다.
찔레곤시에 조선업과 유관 산업부문의 한국기업이 진출해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포스코는 인도네시아 현지 철강사와 합작해 찔레곤시에 일관제철소를 건설, 지난해 12월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이 제철소에서는 현재 조선용 후판을 주력 제품으로 생산하고 있다. 이외에 롯데케미칼도 찔레곤시에 대규모 유화단지 건설을 추진 중이다.
한편, 삼성중공업의 해외 조선소 건설 추진은 가격 경쟁력 확보 차원으로 풀이된다.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가 거세지면서 국내 업체는 가격 경쟁력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국내 거제 조선소에서는 해양플랜트, 대형선박 등 고부가가치 제품 건조에 집중하고 벌커, 탱커, 중소형 컨테이너선와 같은 중소형 선박은 해외 조선소에서 건조해 비용 절감을 달성할 수 있다.
삼성중공업 이외에 국내 조선업체 중에서도 대우조선해양은 루마니아, 앙골라 등에 현지 조선소를 운영하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2009년에 필리핀 수빅에 조선소를 완공했다.
삼성중공업은 동남아 조선소 건설과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구체화된 사항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이 오는 12월 1일 삼성엔지니어링을 흡수 합병한 직후 해외 조선소 설립을 확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