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째 이어온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어느덧 서울시의 가을축제로 명성을 더하고 있다. 해마다 봄에는 벚꽃 보러 가을에는 불꽃 보러 수십만 명의 시민들이 여의도로 몰려든다. 남녀노소, 연인, 가족은 물론이고 외국인들도 즐겨 찾으면서 불꽃을 보기 위한 행사보다 모두를 위한 축제가 되고 있다.
4일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 대낮부터 시민들이 텐트를 치기 시작했다. 바로 ‘한화와 함께하는 2014 서울세계불꽃축제’를 찾은 사람들이다. 불꽃쇼는 저녁 7시 30분에 시작되지만, 이날 오후 3시부터 이미 사람들은 잔디밭 위에 자리 잡고 치킨, 떡 등 먹을거리를 한상 펼쳐놓고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었다.
이날 여의도 한강 고수부지를 찾은 이미숙(30)씨는 “올해로 세 번째인데 이번에는 텐트까지 챙겨서 만만의 준비를 하고 왔다”며 “가을이면 남자친구와 찾는 연례행사가 되는 것 같다”고 들뜬 채 말했다.
저녁 7시가 넘어 꽤 싸늘한 가을 밤바람이 불자, 사람들은 준비한 담요 등을 두르기도 했다. 그러나 불꽃쇼가 시작되자 추운 기색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듯 보였다. 또 경쾌한 배경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 주최 측인 한화그룹은 올해엔 100만명 이상이 방문했다고 알렸다.
9시 30분쯤 불꽃쇼는 끝났지만 축제 열기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축제현장의 C구역에 설치된 무대에서 수많은 사람이 모여 DJ가 틀어주는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환호하는 등 1시간가량 공연이 이어졌다. 행사 전에는 체험존, 포토존, 먹거리존 등 불꽃마당으로, 행사 이후에는 DJ 공연 등 하루종일 다양한 볼거리가 마련, 가을축제 한마당을 펼쳤다.
현장에서 만난 신문현(42)씨는 “오면서 교통체증 때문에 짜증이 나긴 했지만, 아이들과 가족 모두 즐거웠고, 도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니 나름 신나게 논 것 같아서 내년에도 또 찾을 것 같다”고 느낌을 말했다.
특히 매년 지적된 쓰레기 등 뒷정리 문제도 지난해보다 차츰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대부분 시민들이 본인이 앉았던 자리를 치우며, 쓰레기도 챙기는 등 뒷정리까지 이어졌다.텐트나 돗자리가 치워진 뒷자리엔 정리된 모습이 곳곳에 보였다. 물론 쓰레기가 흩어져 있거나, 일부 거리에서 쓰레기들이 쌓인 곳도 보여 아쉬움이 남기도 했으나, 예년보다 눈에 띄게 정리된 모습이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올해 500여명의 자원봉사단을 투입해 시민들에게 쓰레기 봉투 배포, 행사 후 쓰레기 줍기 등 클린캠페인을 펼쳤으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질서유지 활동에도 더욱 힘썼다”며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서울시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축제에 이은 안전 및 청소 등에도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2000년 시작된 서울세계불꽃축제는 한화가 주최하고 서울시가 후원하고 있다. 한화는 올해 축제를 위해 45억원을 투자했다. 이날 한화를 비롯해 영국, 중국, 이탈리아 등 총 4개국 대표 연화팀이 참여해 총 11만여 발의 환상적인 오색 불꽃이 가을하늘을 수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