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업 국내증시 상장] 그들이 다시 ‘GO! KOREA’를 외치는 까닭은

입력 2014-09-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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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중국고섬 쇼크로 ‘주춤’…시장 제도개선 힘입어 올해 분위기 반전

국내 증권시장에 입성하려는 외국기업이 늘고 있다.

국내 증시의 풍부한 유동성, 여기에 지난 2011년 중국 고섬사태 이후 무너졌던 외국 상장사의 신뢰가 다시 회복되며 최근 10여개 해외기업들이 국내 증시 입성을 준비 중이다. 현재 중국, 라오스, 미국, 일본 등 4개국 15개 기업들이 국내 증시에 상장해 있다. 코스피 4개사, 코스닥 11개사다.

국내 증시에 외국 기업이 상장한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불과 7년 전만 해도 국내 증시에서 해외기업을 찾기란 어려웠다.

지난 2007년 8월 국내 증권시장에 해외기업이 처음으로 등장했다. 중국의 멀티미디어 스피커업체 3노드디지탈그룹유한공사가 ‘외국 기업 제1호 상장회사’의 주인공이다. 이 회사는 공모주 청약 최종 경쟁률 406.96 대 1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상장 당시 3노드디지탈그룹의 리유쯔슝 회장은 “코스닥 상장을 계기로 한국의 우수한 IT인프라를 활용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한편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하는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1월 이 회사는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중국 고섬 사태 이후 차이나 디스카운트(China discount)로 인해 한국에서의 자금 조달이 어렵다고 판단해 스스로 짐을 싸는 쪽으로 결정을 내린 것이다.

3노드디지탈그룹이 지금은 국내 증시에서 자취를 감췄지만 이 회사가 외국기업 상장의 첫 주자로 나선 이후 해외기업의 국내 증시 상장은 꾸준히 이어졌다. 특히 2009~10년엔 외국 기업 상장 열풍으로 2년간 총 11개의 외국기업이 국내 증시를 노크했다.

하지만 지난 2011년 중국 고섬 사태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고섬은 국내 증시에 상장했으나 회계부정 논란으로 3개월 만에 거래 정지됐다. 투자자들이 입은 손실만 2000억원대다. 중국 고섬 사태 이후 투자자들은 외국 상장사들에 대한 투자를 꺼리는 분위기가 조성되며 외국 상장사들은 상장과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따라 지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국내 증시에 상장한 기업은 단 3곳에 불과했다. 시장에서는 해외 업체의 기업공개(IPO) 시장이 최악으로 치달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올해부터 또다시 해외기업 IPO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고섬 사태 이후 외국기업의 상장요건 강화, 상장 주관사의 책임강화, 외국기업 감사인 제한 등의 제도가 개선되며 해외 기업을 보는 투자자들의 시선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중국, 영국, 필리핀, 스위스 등 다양한 국가의 기업 10여개가 국내 증시 입성을 위해 주관사를 선정하고 준비에 착수했다.

한국거래소의 해외기업 국내 증시 유치를 위한 노력도 이 같은 분위기 변화에 한몫했다. 거래소는 ‘코스닥 외국기업 서울 합동IR’ 등을 개최하며 국내 증시에 상장한 외국 기업에 대한 인식 개선 및 가치 평가를 돕고 있다. 또한 중국, 미국 등 현지 업체를 대상으로 상장 설명회를 열어 국내 증시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외국 기업이 국내 증시에 몰려오더라도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최근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평산차업 KDR(이하 평산차업)이 시가총액 최소 기준에 미달되며 퇴출 기로에 놓였기 때문이다.

3노드디지탈그룹 이후 코웰이홀딩스, 연합과기, 중국식품포장, 고섬 등 총 7개 외국 기업이 자신 상장폐지를 결정하거나 감사의견 거절 등의 이유로 국내 증시에서 퇴출됐다.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증시에서 고섬 사태 이후 외국기업이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 제값을 받지 못했다”며 “그러나 최근 여러 제도 개선으로 이 같은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어 국내 증시 상장을 준비하는 외국기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최근 증시에서 퇴출 위기를 맞은 외국기업이 있어 해외기업 IPO 시장 활성화에 걸림돌이 될까 우려가 되지만 상장 제도 개선으로 외국기업의 국내 증시 상장 러시(Rush)는 계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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