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재계에 따르면 민정씨는 추석 연휴 이후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교도소에 수감 중인 아버지 최 회장을 홀로 찾아가 입영 전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민정 씨의 면회 시간은 15분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딸의 선택에 대해 적극적으로 격려하고 자랑스러워 했으나, 한편으로는 차녀에 대한 세상의 관심이 지나친 점에 대해서는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치관 측면에서도 공통적인 부분이 많은 최 회장과 민정 씨 부녀는 평소에도 대화를 자주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해군 장교에 대한 꿈을 갖고 있던 민정 씨는 이미 올해 초 수감 중인 최 회장을 면회가서 “해군에 지원하겠다” 말하고 최 회장은 이를 흔쾌히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정씨는 15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117기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입영행사에 참석했다. 민정 씨는 어머니이자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외삼촌 노재헌 씨 등 가족들과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노 관장은 “(최 회장이) 자랑스럽다고 했으며 (입영에) 반대는 안했다”고 말했다.
민정씨는 이인호관에서 열린 입영행사 마지막 순서에 가족들과 일일이 포옹을 한 뒤 같은 소대 동기들과 단상에 올라 가족에게 큰절을 했다.
민정씨는 가장 힘들다고 알려진 해군 함정 승선 장교에 지원했으며 군사 훈련과 항해병과 교육을 마치면 오는 12월 소위로 임관하게 된다. 민정 씨는 지난 4월 해군 사관후보생 모집에 지원하고서 필기시험, 면접, 신체검사를 거쳐 지난 8월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
민정씨는 중국 베이징대를 다니던 시절 부모로부터 지원을 거의 받지 않고 한국 학생을 대상으로 한 입시학원 강사 또는 레스토랑·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벌었을 정도로 자립심이 뛰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민정씨의 이런 행보는 재벌가 젊은 여성들과 크게 다른 것이어서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특히 재벌가는 물론 사회지도층 자제의 병역 기피 논란이 끊임없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여성으로서 전례 없는 장교에 지원하기로 했다는 점이 화제가 됐다. 한편, 이날 해사에는 민정 씨 등 18명의 여성을 포함, 총 118명의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이 입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