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연휴를 앞둔 공연계는 관객맞이 채비를 하느라 바쁘다. 하루쯤은 웃음과 눈물, 재치와 기발함이 살아 숨쉬는 연극과 뮤지컬을 보러 가족, 연인, 친구의 손을 잡고 공연장을 향해 보자. 공연예술의 참맛을 느끼기에 적당하게 드높은 하늘까지 맞춤한 추석 연휴가 다가왔다.
뮤지컬 ‘조로’(8월 27일~10월 26일, 서울 충무아트홀 대극장)는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영웅’ 코드로 만족도를 높일 전망이다. 뮤지컬 ‘삼총사’ ‘잭 더 리퍼’로 히어로 뮤지컬의 흥행사를 쓴 왕용범 연출이 나선다. 여기에 국내외 아이돌 팬덤의 지지와 함께 뮤지컬계 행보를 지속해온 샤이니 키, 비스트 양요섭은 물론, 뮤지컬에 첫 도전한 실력파 가수 휘성 그리고 뮤지컬 ‘고스트’를 통해 존재감을 발산한 배우 김우형이 주인공 조로로 분한다. 창작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을 통해 2014 더뮤지컬어워즈 음악상을 수상한 음악감독 성준이 새로운 넘버를 작곡, 웨스트엔드 원작 속 프랑스 밴드 집시킹스의 색깔과는 또 다른 매력을 뒷받침한다.
웅장한 대극장 외에 소극장 뮤지컬 ‘빨래’(3월 11일~9월 28일, 서울 아트센터K 네모극장)도 후회 없는 선택이다. ‘빨래’는 일본에 라이선스 수출된 바 있는 대학로 스테디셀러 공연이다. 서울 달동네에 찾아든 27세 나영과 이웃집 몽골 청년 솔롱고의 풋풋한 사랑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다. 희정엄마, 주인할매, 구씨 등 소시민의 정겨운 일상도 공감대를 확장한다. 이번 프러덕션으로는 종연을 한 달여 앞뒀다.
지친 삶을 위로받는 가장 단순한 방법은 웃음에 기대는 것이다. 개그우먼 이국주, 박나래, 장도연, 정주리, 맹승지, 심진화 등이 포진한 뮤지컬 ‘드립걸즈’(8월 23일~11월 1일, 서울 CGV신한카드아트홀)가 시즌3로 돌아왔다. 끼로 무장한 개그우먼이 펼치는 웃음의 향연이 객석을 편안한 휴식처로 이끈다.
한편 날것의 진한 감동은 연극 무대에서도 이어진다. 김수로가 프로듀서와 배우로 나서고, 강성진이 주연을 맡은 연극 ‘김수로 프로젝트 제4탄 이기동 체육관’(8월 1일~9월 14일, 서울 대학로 예술마당 2관)은 친숙하게 다가와 유쾌한 감동으로 마무리된다. 같은 이름의 복싱 선수를 우상으로 삼았던 청년 이기동은 부푼 꿈으로 이기동 체육관을 찾았다. 기대와 다른 분위기의 그곳에는 무기력한 현실의 인물들이 주저앉아 있다. 그로 인해 점차 밝아지는 체육관의 분위기는 희망으로 되돌아온다. 실제 복싱 선수와 다름없는 연습량으로 무대를 완성한 배우들의 뜨거운 땀방울은 감동으로 스며든다. 김수로는 “프로듀서로서 소극장 무대에 서는 배우들에게 감사하다. 돈이 되는 것도 아닌데 묵묵히 함께해 준다는 게 감동이다”고 전했다.
대학로 창작자 지원에 나선 배우 조재현의 새 프로젝트도 야심차다. 조재현은 “가능성 있는 콘텐츠임에도 돈과 인력이 부족해 관객과 만나지 못하고 사라지는 작품이 얼마나 많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다리 역할을 해 주고 싶었다”고 각오를 다지며 첫 번째 작품 ‘더 로스트’를 내놓았다. 연극 ‘더 로스트’(8월 22일~9월 9일, 서울 수현재씨어터)는 ‘상실’이란 공통 주제로 크리스마스 다음날 벌어진 8개의 에피소드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풀어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