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32ㆍ텍사스 레인저스)가 씁쓸한 시즌 아웃을 맞이했다.
텍사스 레인저스는 지난달 26일(이하 한국시간) 시즌 후반기 들어 부상과 타격 부진에 시달리던 추신수를 부상자 명단에 올렸다.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경기를 앞둔 상황에서 내린 중대한 결정이었다. 시즌 내내 추신수를 괴롭혔던 왼쪽 팔꿈치 통증 때문이다. 추신수는 팔꿈치 쪽에 뼈가 비정상적으로 자라 있었지만 이를 참고 경기에 출전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이날 “추신수가 왼쪽 팔꿈치 수술을 받는다”고 전했고, 추신수는 곧바로 수술대에 올랐다. 비정상적으로 튀어나온 뼈를 잘라내는 수술이었다. 추신수의 올 시즌은 이것으로 마무리됐다.
시즌 초반만 해도 추신수의 활약은 눈부셨다. 상반기 내내 타율과 출루율 부문 리그 상위권을 유지했고, 한때 리그 1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특히 ‘출루머신’으로 불릴 만큼 높은 출루율을 기록하며 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지난해 출루율 0.423을 기록한 데 이어 탁월한 선구안을 자랑했다. 이에 현지 언론과 팬들은 “몸값이 아깝지 않은 선수”라며 추신수에 찬사를 보냈다.
7년간 1억3000만 달러(1321억원)를 받고 신시내티 레즈에서 텍사스로 이적한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최고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자신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그래서 추신수의 시즌 아웃에는 아쉬움이 더한다.
미국의 스포츠전문채널인 ESPN은 지난달 20일 웨이버 공시 절차를 통과한 추신수와 아드리안 벨트레(35), 다르빗슈 유(28), 앨비스 앤드루스(26) 등 4명을 대상으로 “텍사스가 반드시 트레이드해야 할 선수는 누구”라는 제목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추신수는 4명 중 두 번째로 많은 22%를 차지했다.
찬사를 보내던 텍사스팬들도 추신수의 부진한 행보에 등을 돌린 것이다. 가뜩이나 팀이 부진에 빠지며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상황에서 몸값을 못하는 추신수를 향한 고운 시선을 기대할 수는 없었다.
추신수는 올해 12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2, 13홈런, 40타점의 성적표를 남겼다. 시즌 초에는 1번 타자로서 팀 공격을 이끌었지만 잦은 부상으로 인해 리듬감을 잃고 부진에 빠졌다. ‘부상병동’으로 불릴 만큼 줄부상에 시달리던 팀 사정상 부상을 안고 뛸 수밖에 없었다는 점도 부상을 키운 요인이 됐다. 시즌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부상으로 씁쓸하게 시즌 아웃을 맞이한 추신수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