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신 사장은 언팩 행사와 관련해 베를린 행과 베이징 행을 두고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사장 대신 독일 베를린 행사의 진행은 이돈주 전략마케팅 실장(사장)이, 뉴욕과 베이징은 각 지역 총괄장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언팩 행사에 신 사장이 참석하지 않은 것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2011년 갤럭시 노트를 처음으로 공개한 행사에서도 당시 이돈주 당시 무선사업부 부사장이 발표를 맡은 바 있다. 그러나 신 사장은 작년 9월 IFA 2013 ‘갤럭시노트3’ 공개 행사와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MWC 2014’와 연계해 열린 ‘갤럭시S5’ 공개 행사를 직접 챙겼다.
일각에서는 신 사장이 언팩 행사를 국내에서 챙기는 다른 이면에는 CE(소비자가전)부문에 대한 배려가 깔려있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IFA는 CES(미국 라스베이거스), MWC(스페인 바르셀로나)와 함께 세계 3대 IT·가전 전시회 중 하나다.
삼성전자는 CES, IFA는 TV와 생활가전의 CE부문이, MWC는 휴대폰의 IM부문이 각각 맡아 진행한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모바일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가전 부문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는 현상이 일어났다. 이 때문에 신종균 사장은 IFA 등 CE부문이 진행하는 전시회에서 언팩 행사를 할 경우, 해당 행사만 참석한 뒤 공식적인 자리에 일절 등장하지 않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 사장이 서울에 남기로 한 것은 가전 부문에 대한 관심이 분산돼 의도치 않은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한 의도가 일부 깔린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IFA에서도 신 사장이 모바일 언팩 행사 이후 전시장에서 매우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였던 만큼 이번엔 서울에 남는 카드를 선택한 것으로 읽힌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CE부문은 올해 1000억원이 넘는 비용을 투자해 올해 처음 IFA 전시장에 문을 여는 초대형 독립 전시공간인 시티큐브 베를린을 통째로 빌리는 등 예년과는 다른 공을 들였다. 또 윤부근 CE부문 사장이 시티큐브 베를린에서 기조연설자로 등장할 예정이다.
한편, 신 사장의 베를린 언팩 행사 불참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IM부문 수장이 어느 한 군데를 택해 해외 출장으로 자리를 비우기 보다는 한국 본사에서 글로벌 제반 상황을 직접 진두지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