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에서 다음달 5일(현지시간)부터 엿새간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쇼 IFA 2014에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퀀텀닷(양자점) TV’가 깜짝 공개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가전업체이자 글로벌 TV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퀀텀닷 TV를 이번 IFA의 ‘비장의 무기’로 내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퀀텀닷(Quantum Dot)이란 전류를 받으면 자체 발광하는 퀀텀(양자)을 나노미터(nm) 단위로 주입한 반도체 결정을 말한다. 퀀텀닷을 필름 형태로 부착하거나 진공유리튜브에 증착한 디스플레이로 만든 것이 퀀텀닷 TV다. OLED의 경우 생산효율(수율)이 떨어져 양산이 쉽지 않은 데다가 비싼 유기물질을 이용하는 반면에 퀀텀닷은 양자점을 사용해 OLED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수율이 좋다. 또 OLED는 다른 색깔을 나타내려면 유기물 종류를 바꿔야 하지만, 퀀텀닷은 반도체 크기만 바꾸면 돼 훨씬 간단한 구조로 발광체를 만들 수 있다.
퀀텀닷 디스플레이는 LCD 기반이지만 색재현율이 OLED 수준에 달하고 색 순도와 광(光) 안정성이 좋아 차세대 디스플레이 중 하나로 꼽힌다. 기존 LCD 디스플레이의 색 재현율을 70%로 볼 때 양자점 TV는 110%에 달한다.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TV 업체들은 이번 IFA를 앞두고 100인치 이상의 대화면 UHD(초고화질) TV와 UHD급 OLED TV, 벤더블(가변형) UHD TV 등을 주요 전시 품목으로 미리 공개했다.
삼성전자가 평면과 곡면 화면을 동시에 지원하는 벤더블 TV를 내세우자 LG전자는 UHD급 OLED TV를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며 맞섰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들 제품이 이미 판매 단계에 돌입한 만큼 IFA에서 선보일 비밀병기는 아니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4에서 삼성, LG가 벤더블 TV 등을 갑자기 공개한 전례가 있다”면서 “이번 IFA도 전혀 가능성이 없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LG전자 측은 모두 “계획이 없다”며 부인하고 있다.
한편, 삼성·LG는 퀀텀닷 디스플레이에 대한 연구개발(R&D)을 꾸준히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이미 2011년 삼성종합기술원 주도로 세계 최초의 풀 컬러 퀀텀닷 디스플레이 시제품을 개발한 바 있다.
현재 퀀텀닷 디스플레이는 7~8인치 소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는 아마존의 킨들파이어 HDX 태블릿에 적용됐지만, TV 수준의 대형 디스플레이 상용 제품은 공개된 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