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인구 1000명당 출생아수가 역대 최저치를 갈아 치웠다. 합계출산율은 1.187명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4개국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다. 이 수치가 1.30보다 낮으면 ‘초저출산국’으로 분류한다. 저출산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는 모습이다.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2013년 출생 통계(확정치)’를 보면 지난해 태어난 아이는 43만6500명으로 전년도에 비해 9.9%나 감소했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수를 일컫는 조출생률은 8.6명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는 아기 울음소리가 가장 적었던 2005년의 조출생률(8.9)보다도 0.3이나 낮은 수치다.
이는 주출산 연령인 29~33세 여성의 인구 자체가 감소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초혼 연령이 높아지면서 둘째아이를 낳는 부부가 줄어든 것도 저출산 심화에 한몫을 했다. 다만 직전연도와 비교해도 감소폭이 큰 것은 2012년 ‘흑룡의 해 출산 열풍’으로 출생아수가 많았던 기저효과가 깔렸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늦은 결혼이 많아지면서 매년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산모의 평균 출산연령은 지난해에도 31.84세로 전년보다 0.22세 올랐다. 연령별 여자인구 1000명당 출산율은 15∼19세(1.7명), 20∼24세(14명), 25∼29세(65.9명) 등으로 역대최저치를 기록한 반면 35~39세는 전년보다 0.5명 늘어난 39.5명으로 통계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자연히 35세 이상 고령산모의 비율도 역대최고치였다. 고령산모 구성비는 전년보다 1.5%포인트 오른 20.2%로 5명 중 1명꼴이었다. 출산순위별 출생아수도 모두 감소했다. 첫째는 22만4800명으로 전년보다 9.7% 줄었고 둘째아는 16만5천700명으로 전년보다 10.0% 감소해 역대 최저를 기록했고, 셋째아 이상도 4만5200명으로 전년보다 10.6% 줄었다.
한편 한때 남아 선호 사상으로 심각하던 성비 불균형은 매년 개선되는 추세다. 출생 여아 100명당 남아 수인 성비(性比)는 전년보다 0.4 줄어든 105.3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통상 103∼107이면 정상적인 성비로 본다.
인공수정이 늘어나면서 쌍둥이는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지난해 태어난 다태아는 1만4372명으로, 총 출생아 중 다태아 구성비는 3.29%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시·도별 출생아 수는 세종을 제외한 모든 시·도에서 감소한 가운데 합계출산율은 전남, 충남이 높았고 서울, 부산 등이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