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시대에도 돈이 몰리는 상품은 있다. 금리 인상 전망 속에서도 수익률이 좋은 하이일드, 배당이 나오는 MLP 상품이 주목을 받고 있다. 다만 올 상반기 수요가 급증했던 물가채의 인기는 한 풀 꺾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MLP(마스터 합자회사) 펀드와 하이일드 채권에 다시 돈이 모이고 있다. MLP펀드란 주가가 아니라 부동산, 기반시설, 에너지처럼 인프라에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수익률도 좋지만 ‘배당금’이 나오기 때문에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고은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에너지 관련 MLP는 가격이 아닌 에너지 사용량에 연동되기 때문에 일종의 사용료 통행세를 받으므로 수익성이 좋다”며 “MLP의 경우 주가가 오르지 않더라도 배당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있는데, 연 5% 이자율이 가능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미국 리츠(REITs)도 주목받고 있다. 지금 어떤 자산이든 가격이 많이 오른 상태지만 미국 리츠의 경우 전망이 좋게 나와 기대해볼 만하다는 게 중론이다. 최근 미국 연준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시사한 바 있는데, 이는 미국 펀더멘털에 자신이 생겼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 리츠의 경우 펀더멘털이 개선되면 금리가 오를 때 그 인상분을 임대료에 전가할 수 있다. 올해만 해도 미국 리츠는 20% 가까이 올랐지만 지난해 빠졌던 만큼 커버한 수준이라 더 기대가 된다는 설명이다.
하이일드 펀드 역시 주목해야 할 목록에 들어간다. 사실 3주 전까지 자금 유출이 많았지만 2주 전부터 유입으로 전환됐다. 일단 저금리 속에서 금리 메리트가 높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연준이 금리 인상을 언급하기도 했지만 결국 금리 인상 속도와 폭을 조정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면서 하이일드 수요는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전종규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은 “하이일드 상품은 따로 조정을 거치지 않고 금융위기 이후 자금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며 “얼마전까지 대규모 유출이 있었고 고평가 논란이 존재하지만 하이일드는 홀드하는 것도 괜찮다”고 말했다.
물가채의 경우 전망이 밝지 않다. 물가채는 올 상반기에 수요가 대거 몰렸다. 연초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됐고 비과세 적용 상품이 출시되면서 인기를 얻은 것이다. 특히 지난 5월까지 평균 수익률은 5.4%를 기록했다. 하지만 물가채의 거침없는 행보는 주춤거릴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이미선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경기 회복세가 둔화된 데다 물가 상승이 연초 예상 수준에 미치지 못하자 기대가 한풀 꺾인 상황”이라며 “저금리 환경에서는 일반적으로 물가 수준도 낮아서 만기보유 목적으로 보유해도 캐시플로가 높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6월 들어 명목국채 금리가 빠른 속도로 하락해 물가채 가격 메리트가 더욱 떨어지고 있고 내년부터 발행되는 물가채에 대해 원금 상승분에 다시 과세하는 것으로 제도가 변경된다”며 “CPI(소비자물가지수)도 낮아지고 있고 향후 물가에 대한 기대치도 낮아지고 있어서 물가채는 상대적으로 예전만큼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