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구호물자 차량이 우크라이나 정부의 동의 없이 우크라이나 내로 이동해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에 대한 서방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러시아의 구호물자 트럭 262대 전량이 우크라이나 동부 루간스크에 도착해 하역 작업이 이뤄졌다. 이 트럭에는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으로 고통받는 주민에게 전달할 식료품과 식수, 발전기, 침낭 등이 들어 있었다.
지난 12일 러시아는 구호물자 트럭 260여 대를 우크라이나 국경지역으로 이동시켰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정부와 수송, 배분주체 등에 대한 합의가 지연돼 우크라이나 정부의 동의 없이 트럭을 이동시켰다.
비탈리 추르킨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 정부와 합의하고자 여러 차례 노력했으나 실패했다”며 “이제는 차량을 이동시켜야 할 때라고 판단해 행동에 옮겼다”고 말했다.
차량 이동이 반군 지원 등 군사적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그는 “미국에 인도주의 독점권이 있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의 일방적인 차량 이동에 대해 “직접적인 침략”이라고 비난했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도 러시아가 ‘구호차량’을 보낸 것은 국제 조약에 대한 “노골적인 위반”이고 “우크라이나 주권을 더욱 침해하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이날 유엔 안보리는 긴급회의를 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