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그랜저 디젤’은 국내 디젤 세단의 대표 주자로 평가되고 있다. 6월 말 출시된 그랜저 디젤은 지난달까지 국내에서 3104대가 판매돼 이 기간 동안의 전체 그랜저 판매 중 56.2%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러한 추세를 이어가면 그랜저는 향후 가솔린보다 디젤 모델이 주력 제품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가 지난달 초 출시한 ‘SM5 디젤’도 인기를 끌고 있다. SM5 디젤은 현재 누적계약 3200대를 돌파했다. SM5 디젤 모델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달 SM5는 국내에서 2609대가 판매돼 전달 대비 63.9% 판매량이 늘었다.
한국지엠은 중형차 부문에서 ‘말리부 디젤’을 출시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말리부 디젤은 지난달까지 누적판매 2000대를 넘어섰으며 현재는 2015년형의 사전계약만 받고 있다.
국내 완성차업체가 디젤차를 잇따라 선보이면서 국산 승용차의 디젤 비율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산 승용차 중 디젤차 판매는 12만5415대로 전체의 36.3%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점유율이 7.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디젤차의 열풍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디젤차의 정숙성, 주행성능 등의 기술력은 가솔린차만큼 높아졌다. 또 디젤 위주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디젤차 비중 확대를 이끄는 원인이다.
다만 디젤차가 비중이 크게 늘어나면서 세수 감소와 질소산화물(NOx) 배출 증가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히고 있다.
자동차용 디젤은 가솔린보다 세금이 25% 적다. 지난해 자동차용으로 쓰인 가솔린은 113억1240만ℓ인데 이 중 10%만 경유로 옮겨가도 세수는 2700억원가량 줄어든다.
또 디젤은 오존을 만들고 스모그의 원인이 되는 질소산화물의 배출이 더 많아 환경규제가 강화될 경우 판매량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