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화생명을 전면에 나서 진두지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경영일선 복귀를 앞두고 주력 계열사인 지배력 다지기 포석이란 해석도 나온다.
한화생명은 11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김연배 위원장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내정했다. 오는 9월 29일 주주총회를 열어 이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김 내정자는 1968년 한화증권 입사 이후 그룹 구조조정본부 사장, 한화투자증권 부회장을 역임했다. 2013년부터는 그룹 비상경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한화생명이 김 회장의 최측근이자 구조조정 전문가를 수장으로 앉힌 표면적 이유는 책임경영으로 수익성 악화를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화생명은 지난해 상반기 순이익이 2483억원으로 전년대비 26% 감소하는 등 실적이 악화됐고, 올해 상반기에는 5년 만에 구조조정을 단행해 300여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어려운 경영환경에 직면해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저금리 등 보험사의 경영 상황이 어려운데, 향후에도 어려워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며 “김 부회장 내정자는 이런 부분을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본다. 비상경영위원장을 역임했기에 그룹 계열사의 경영 현황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김 부회장 선임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김승연 회장이 2년간의 경영공백을 깨고 친정체제에 나서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김 부회장 내정자는 김 회장과 동문이면서 40년 넘게 한화그룹에 몸담아 왔다.
한화생명은 김 부회장 내정자와 차남규 사장의 역할 구분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부회장 내정자가 그룹의 흥망성쇠를 오랜 기간 몸으로 겪어 왔고, 특히 인수합병(M&A)과 구조조정 등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여 왔다는 점에서 조직개편과 같은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주로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화그룹 측은 김 부회장 내정자와 차 사장의 각자 대표 체제와 관련, 신은철 전 한화생명 부회장과 차 사장이 대표로 있던 것과 비슷할 것으로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