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들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나 조지 소로스 같은 투자의 대가들과 같은 종목을 보유하면 많은 투자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해왔다.
그런 기대에 맞춘 새 상장지수펀드(ETF)가 지난 1일(현지시간) 출범했다. 새 디렉션아이빌리어네어인덱스ETF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투자 대가들의 포트폴리오를 분석해 그들이 가장 많이 투자한 종목 30개로 구성된 ‘아이빌리어네어인덱스(iBillionaire Index)’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미국 금융전문매체 마켓워치는 새 ETF의 논리가 그럴듯해 보이나 이 펀드의 실적이 증명되려면 최소 수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마켓워치는 이 펀드가 또 하나의 마케팅 술책일 수도 있다고 투자자의 신중한 자세를 촉구했다.
마켓워치는 ‘쥐덫’의 예를 들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캠퍼스(UC Davis)의 앤드류 해거든 교수는 지난 1828년 이후 지금까지 미국 특허청에 출원된 쥐덫 종류가 4400개가 넘지만 그중 실질적으로 돈을 번 아이디어는 수십 개에 불과하며 오직 두 종의 특허만이 지금까지 시장을 장악해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쥐덫들처럼 이른바 ‘억만장자 ETF’도 시중에 나왔다가 사라진 다른 무수한 펀드들과 같은 운명을 밟을 수 있다고 마켓워치는 꼬집었다.
아이빌리어네어인덱스를 고안한 라울 모레노는 “이미 많은 투자자들이 투자 천재들을 따라하고 있다”며 “우리는 투자자들이 이를 더욱 쉽게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마켓워치는 이 지수에 포함된 종목인 애플과 이베이, 다우케미컬과 구글 등은 이미 널리 알려진 대기업이라며 아이빌리어네어인덱스가 억만장자들의 독특한 아이디어를 끌어내는 것 같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실질적으로 미국 대기업 30개로 이뤄진 다우존수산업지수와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마켓워치는 아이빌리어네어인덱스ETF와 비슷한 아이디어로 이뤄진 ‘글로벌X구루인덱스ETF’가 지난 2012년 출범 이후 높은 관심 속에 50억 달러(약 5조1700억원) 규모로 성장했으나 투자수익률은 대형주ETF와 별 차이가 없다고 전했다. 구루인덱스ETF는 억만장자 20인 대신 75명의 전문가들 포트폴리오로 이뤄졌다는 차이가 있을 뿐 그 기본 개념은 아이빌리어네어인덱스ETF와 같다.
마켓워치는 아직 증명되지 않은 이런 신생 펀드들에 투자하기보다는 투자자들이 직접 해당 종목이나 투자상품을 공부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아이디어가 매력적이라고 항상 좋은 수익률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