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독식 vs 노희경 작가 [배국남의 직격탄]

입력 2014-07-31 06:5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괜찮아 사랑이야'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노희경 작가(왼쪽에서 네 번째)(사진 = 뉴시스)

[배국남의 직격탄] 스타 독식 vs 노희경 작가

“어느새 스타가 공연의 흥행을 결정하는 배우 중심의 시장이 되다 보니 프로듀서들은 공연 잘 만드는 일보다 스타 캐스팅 잘하는 것이 능력이고 특정 스타 개런티도 기하급수적으로 치솟고 있다.”

청강문화산업대 이유리교수가 이투데이 25일자에 기고한 칼럼‘한국뮤지컬이 삭발할 때’한 부분이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 뮤지컬계의 생존을 위한 아우성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올해 초 만해도 성장 가도를 달리던 뮤지컬에 대한 장밋빛 미래와 화려한 외형 찬사가 난무했다. 하지만 이제 뮤지컬의 우울한 현실과 전망이 지배하고 있다.

외형 성장에 가려진 뮤지컬의 곪은 문제가 속속 터져 나오고 있다. 그 중의 하나가 하루가 멀다고 치솟는 스타의 몸값을 포함한 스타 권력화의 문제다. 뮤지컬뿐만 아니다. 스타의 독식 구조는 대중문화계 전반에 걸친 고질적 문제 중 하나다.

2005년 강우석 영화감독은 “한국 스타들이 돈만 밝힌다”며 스타의 고액 출연료와 행태 등 스타 권력화의 문제를 공론화시켰다. 많은 사람이 대중문화계의 스타 독식구조의 심각성을 절감하는 계기가 됐다. 대중문화의 가장 큰 시장 중 하나인 방송에서도 천정부지로 치솟는 스타 출연료 등에 대해 우려와 비판이 쏟아졌다. 2007년 열린‘한국TV드라마 제작의 위기와 대안’이라는 세미나에서 “스타 연기자(작가 포함)의 출연료가 지나치다. 이러다 드라마 전체가 공멸한다”며 故 신현택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회장은 하루가 천정부지로 뛰는 스타의 몸값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강우석 감독이 스타 독식과 권력화의 문제를 공론화 한 지 10년이 됐다. 그동안 문제는 해결됐을까. 이유리 교수 지적에서 알 수 있듯 대중문화에서의 스타 권력화와 독식 구조는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심화했다. 범위도 확장됐다. 최근 들어 뮤지컬, 드라마, 영화, 공연 등 대중문화 콘텐츠 제작사는 치솟는 스타의 몸값, 투자의 위축, 흥행부진 등을 견디지 못해 하나둘씩 무너지고 있다. 또한, 수많은 연기자, 스태프들은 출연료나 인건비를 제대로 받지 못해 생계의 위협을 받고 있다. 밥줄인 출연 기회마저 잡기도 힘들어졌다. 하지만 스타는 예외다.

자원이 희소한 데다 단기간 만들어지지 않고 수요 급증까지 더해져 스타의 경우, 공급자가 인 스타가 가격을 결정하는 공급자 중심시장의 특성이 있다. 흥행과 매출, 투자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스타를 기용하려는 제작사가 많아질수록 스타의 몸값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치솟는다. 그런데 문제는 제작비는 스타의 몸값처럼 상승하지 않고 한정돼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이 때문에 스타의 몸값이 커지면서 완성도를 위한 출연자, 세트, 의상 등이 허술해질 수밖에 없다. 또한 스태프와 일반 연기자의 인건비 삭감과 지급불가 사태가 빚어진다. 드라마에서 제작비가 없어 편부나 편모만 있는 가정의 등장하는 웃지 못할 일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다.

대중문화계를 생존위기로 몰고 가는 스타 독식 중 가장 큰 문제는 스타 출연료다. 스타 출연료는 문제투성이다. 우리 스타들의 몸값은 흥행에 상관없이 한번 오르면 떨어지는 경우가 드물다. 시청률이 추락해도 영화, 뮤지컬 흥행에 실패해도 스타의 몸값은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오른다. 공급자 중심시장이라는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시장논리에 맞지 않는다.

대중문화의 본고장이라는 할리우드는 국내외의 흥행성적, 인기도, 제작비 상황, 스타파워 등을 면밀하게 조사한 뒤 이 자료를 근거로 스타 출연료가 결정된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일본 방송사와 연예인을 관리하는 프로덕션은 연예인의 몸값을 책정할 때 대중 인기도, 시청률 및 흥행성적, 방송사 기여도, 연기력, 경력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객관적 수치를 낸 뒤 등급을 정하고 이에 따라 스타나 연예인들의 출연료를 결정한다. 합리적 출연료 시스템이 구축이 되면 문제 많은 스타 몸값 문제는 개선되고 스태프와 연기자들의 무한희생을 막을 수 있다.

출연료 시스템 구축과 함께 대중문화 발전을 위해 스타 스스로 독식의 폐해를 줄이려는 자세도 필요하다. 드라마 스타 작가 노희경의 원고료는 다른 유명 작가보다 낮다. 왜 그러냐고. 자신의 원고료가 엄청나면 그만큼 스태프와 일반 연기자들의 인건비가 깎일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란다. 일반 연기자와 스태프가 힘들면 작품 완성도가 떨어지고 이것은 콘텐츠의 위기를 초래한다. 노희경 작가는 자신의 이익보다 방송과 제작진을 우선 생각한 것이다. 스타들도 대중문화가 위기면 자신들도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부동산 PF 체질 개선 나선다…PF 자기자본비율 상향·사업성 평가 강화 [종합]
  • ‘2025 수능 수험표’ 들고 어디 갈까?…수험생 할인 총정리 [그래픽 스토리]
  • 삼성전자, 4년5개월 만에 ‘4만전자’로…시총 300조도 깨져
  • 전기차 수준 더 높아졌다…상품성으로 캐즘 정면돌파 [2024 스마트EV]
  • 낮은 금리로 보증금과 월세 대출, '청년전용 보증부월세대출' [십분청년백서]
  • [종합] ‘공직선거법 위반’ 김혜경 벌금 150만원…法 “공정성·투명성 해할 위험”
  • 이혼에 안타까운 사망까지...올해도 연예계 뒤흔든 '11월 괴담' [이슈크래커]
  •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제일 빠를 때죠" 83세 임태수 할머니의 수능 도전 [포토로그]
  • 오늘의 상승종목

  • 11.1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28,490,000
    • +3.27%
    • 이더리움
    • 4,542,000
    • +1.25%
    • 비트코인 캐시
    • 622,000
    • +6.14%
    • 리플
    • 998
    • +6.97%
    • 솔라나
    • 314,300
    • +7.23%
    • 에이다
    • 817
    • +8.36%
    • 이오스
    • 783
    • +2.35%
    • 트론
    • 258
    • +2.79%
    • 스텔라루멘
    • 178
    • +1.14%
    • 비트코인에스브이
    • 92,000
    • +19.17%
    • 체인링크
    • 19,140
    • +1%
    • 샌드박스
    • 404
    • +2.2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