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만에 ‘노사정 대화’ 재개 …시작부터 ‘삐걱’ 골든타임 놓칠라

입력 2014-07-2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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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 “근로시간·정년·임금 ‘패키지딜’ 타협해야"...2기 내각 출범 후 첫 ‘노사정 간담회’

박근혜정부 2기 경제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노사정 대표들이 고용ㆍ노동 현안을 놓고 머리를 맞댔다. 지난해 12월 한국노총이 노사정위원회 탈퇴를 선언한 뒤 7개월만이다. 다만 민주노총이 불참을 선언하면서 반쪽자리 노사정 만남으로 전락하게 됐다. 노동계가 하투(夏鬪)에 들어간 가운데 모처럼만에 노사정 대화의 물꼬가 트였지만 얼어붙은 노사정 관계를 녹일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는 2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정부와 노동계, 재계 대표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노사정 대표자 간담회’를 열었다.

김대환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노동시장 개혁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사정 파트너십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근로시간, 정년, 임금 등 현안으로 제기되는 여러 이슈들에 대해 패키지딜을 통한 대타협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이를 위해 무엇보다도 노사정 간 사회적 대화가 본격화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간담회는 최근 정부 개각으로 노사정위 본위원회의 위원이 신규 임명됨에 따라 노사정 대표자간 상견례를 갖는 자리다. 참석자는 김대환 노사정위원장을 비롯해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 김영배 한국경총 회장 직무대행,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등이었다.

한국노총은 작년 12월 철도파업 당시 민주노총 본부 경찰투입에 항의하며 노사정위원회 참여나 정부와의 모든 대화를 거부했지만 이날 처음으로 대화 테이블에 앉았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전날 노사정 간담회 불참을 공식 선언했다. 민주노총은 박근혜정부의 노동정책을 ‘불통과 일방적 밀어붙이기’라고 비판하며 노사정 대화 추진 과정에서 협의가 없었다는 점을 불참 이유로 들었다. 그러면서 노사정위원회 대신, 새로운 사회적 논의 틀을 제안했다. 민주노총은 1999년 정리해고 문제에 대한 이견으로 노사정 회의를 탈퇴한 후 지금까지 불참했다.

노동계의 한 축인 민주노총이 이번에도 대화를 거부하면서 2기 내각 이후 첫 노사정 만남의 의미는 크게 퇴색하게 됐다. 또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최근 발표한 경제정책방향에서 ‘노사정 대화 복원’을 통한 상생적 노사관계 구축을 천명했지만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진 셈이 됐다. 근로시간 단축, 통상임금 확대적용, 정년 60세 안착, 비정규직 해법 등 산적한 노동계 현안이 앞으로도 공전을 거듭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의료민영화 논란까지 더해져 깊어질대로 깊어진 노사정 갈등이 해결의 실마리를 제대로 찾을 수 있을지에도 의문부호가 붙는다.

민주노총이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기관 정상화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는 점도 향후 노정관계의 또다른 뇌관이다. 이상무 공공운수 노조연맹 위원장은 “노정 간 제대로 된 대화 틀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공공기관 정상화 문제 관련해서는 한마디도 없었다”면서 “정부가 공공기관 정상화 관련 노동계 요구를 거부한 만큼 다음달 3일까지 총파업을 벌여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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