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NYT)가 세월호 참사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NYT는 27일(현지시간)자 신문에서 유병언 사망 관련 소식을 1면 머리기사로 배치하고 12면과 13면 전체를 할애해 크게 보도했다. 1면 기사제목은 ‘몰락 앞의 탐욕(Greed before the fall)’이었다.
NYT는 수십년간 자신의 종교적 가르침을 수만명의 신도들에게 펼치고 수백채의 집과 사업체를 전 세계 곳곳에 은닉했던 유병언이 빈 술병과 함께 홀로 삶을 마감했다고 운을 뗐다.
신문은 1만명에 가까운 경찰이 동원되는 등 한국 역사상 가장 큰 범인 수색작업이 펼쳐졌음에도 허탕으로 끝났다며 검찰과 경찰이 유병언을 잡을 기회도 있었지만 별장 통나무 벽 뒤의 은신처를 발견하지 못해 실패했다는 사실도 전했다.
이어 신문은 유병언은 지난 4월 304명이 숨져 한국 역사상 평화시 가장 큰 재난 중의 하나였던 세월호 참사에 일정 부분 원인을 제공했다고 꼬집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유 전 회장을 악마로 만들고 정부는 책임에서 벗어나려 한다는 구원파 신도들의 주장을 소개하면서도 규제당국과 해경, 검사, 승무원, 유가족 등과 다양한 인터뷰를 한 결과 유병언 일가가 안전을 무시하고 세월호를 개조한 것이 비극을 만들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세월호의 비극은 객실 및 갤러리를 추가로 설치한 데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배 상단에 추가로 객실이 설치되면서 정원보다 많은 인원을 태우고도 외견상으로는 문제가 없어보였다는 것이다.
NYT는 유병언 일가가 세모그룹 계열사 돈을 개인 자동입출금기(ATM)로 활용했다는 한국 검찰의 주장을 인용하면서 유 일가가 미국에만 최소 800만 달러(약 82억원)어치의 부동산을 갖고 있었으며 여기에는 뉴욕 맨해튼의 리츠칼튼 콘도 등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신문은 유 일가가 세월호 운영 해운사로부터 막대한 돈을 빨아들이면서 회사가 지난해 세월호 승무원 안전교육에 투자한 돈은 2달러에 불과했으며 그마저도 증명서를 사는 데 이용됐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