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선 2018년 평창겨울올림픽 조직위원장과 김동연 국무조정실장 등 두 명의 장관급 인사가 각각 21일, 22일 잇달아 자진사의를 표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의 경우 공교롭게도 감사원 특별조사국의 특별감사를 두 달간 받은 직후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혀 무성한 뒷말을 낳고 있다. 특별조사국은 일반 감사와 달리 비리·비위 등의 문제를 포착하면 현장에서 증거를 잡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김 위원장은 강원도지사를 세 번이나 지냈고, 총리 인선 때마다 하마평에 올랐던 인물이기에 더욱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우선 정권 핵심 인사가 관여해 감사원이 감사에 나섰고, 조직위의 이권개입 등의 문제가 드러나자 사퇴를 종용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감사원은 김 위원장이 비리에 직접 연루됐는지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조직위 사무총장을 비롯한 일부 관계자들의 기금 횡령 및 전용 등의 혐의가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 감사에 앞서 김 위원장에 대한 여러 제보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기업후원 등 자금조달 상황이 여의치 않는 등 성과가 부진했던 점도 그의 퇴진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의 한 고위 관계자는 “김 위원장과 문화체육관광부가 올림픽 경기장 시설과 규모, 조정 방식 등을 두고 이견을 나타내면서 조직위에 불만을 가진 사람이 많았다”고도 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외압은 없었다”며 “새로운 리더십과 보강된 시스템에 의해 조직위가 앞으로 과제에 대처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쭉 해왔다. 그것이 제가 위원장직에서 물러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의 후임으로는 한승수 전 국무총리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박용성 전 대한체육회장 등이 거론된다.
한편 김동연 국무조정실장의 직접적 사의 배경은 부인의 건강 문제 때문인 알려졌다. 최근 부인의 건강이 급속히 악화돼 김 실장이 직접 간병에 나설 것이라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김 실장은 지난해 10월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큰아들을 잃기도 했다.
김 실장은 지난 2기 내각 개편 때부터 사퇴를 준비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그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편지를 통해 “새 총리 인사청문회까지만 마무리하고 공직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덕수상고를 졸업 후 한국신탁은행에서 일하다 지난 1982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뒤 장관급이자 ‘실세’ 자리로 손꼽히는 국무조정실장 자리까지 올라 ‘상고 신화’로 불린다.
김 실장의 후임에는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추경호 제1차관 등이 물망에 올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