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여객기 격추
말레이시아 여객기 격추 사건이 국제적 파문을 일으키면서 과거 민간 항공기 격추 사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1970년대 이후 총 다섯 차례 민항기 격추 사례가 있었고 이 가운데 2건이 한국이었다.
국제사회에서 민간 항공기가 격추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1970년대부터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반군에 의한 말레이시아 항공기 격추 사건까지 총 5차례의 민간항공기 격추 사례가 보고돼 있다.
항공역사상 첫 번째 민간 항공기 격추사례는 대한항공이었다. 1978년 4월 프랑스 파리에서 서울로 돌아오던 대한항공 902편이 항법장치 고장을 일으켰다. 결국 러시아(당시 소련) 영공을 침범했고 러시아측의 공격을 받았다.
즉각 출동한 소련 전투기는 대한항공 902편을 겨냥해 순차적으로 미사일 2발을 쐈다. 첫 발은 경고성 발사. 그러나 두 번째 미사일은 대한항공 902편의 왼쪽 날개 끝을 잘라버렸다.
날개가 손상된 대한항공 902편은 러시아 서북부 무르만스크주의 한 얼어붙은 호수에 비상착륙했다. 당시 외신 보도 등에는 오른쪽 엔진의 출력을 줄이고 왼쪽으로 크게 선회하면서 불시착했다고 보도했다. 이 사건으로 탑승객 109명 중 2명이 사망했다. 이후 대한항공 902편의 승객들은 무사히 복귀했지만 러시아 측은 항공기를 반납하지 않았다.
두 번째 민항기 격추 피해국도 한국이었다. 공교롭게 이번에도 러시아 전투기가 미사일을 발사했다. 1983년 9월 미국 뉴욕에서 출발해 서울로 향하던 대한항공 007편이 소련 영공을 침범했다. 사할린 부근 상공서 소련 전투기는 미사일을 발사했고 승객과 승무원 269명 전원이 사망했다.
당시 소련은 객기인지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의 크게 반발했다. 사건 이후 1984년에 국제 민간 항공 협정이 개정돼 영공을 침범하였다 하더라도 민간 항공기를 격추하지 못하도록 명시됐다.
세 번째 사고는 우리나라가 올림픽 열기에 휩싸였던 1988년. 이란항공 655편이 호르무즈 해협 상공에서 미국 해군의 함대공 미사일에 맞았다. 탑승객 290명이 전원 사망했다. 미국 정부는 이란 공군기로 판단해 공격했다고 밝혔으나 이란정부는 민간 항공기임을 알고도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는 12년만인 1996년 국제사법재판소에서 이란과 이 사건에 대해 합의했다. 미국 정부는 유가족에게 6180만 달러를 배상금으로 지급하고 격추된 에어버스 A-300기에 대한 배상금 4000만 달러를 이란 정부에 건넸다.
네 번째는 2001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출발, 러시아로 향하던 러시아 TU-154 여객기가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에 맞았다. 탑승자 78명 전원이 사망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자국 군대가 훈련 중 발사한 미사일에 여객기가 격추된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한 후 배상했다.
다섯 번째 민간항공기 격추 사례가 17일 말레이시아 항공 보잉 777기 격추 사건이다. 이 항공기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출발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던 중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를 지나 러시아 영공 진입을 약 50km 앞두고 우크라이나 영토 쪽에 떨어진 뒤 화염에 휩싸였다.
말레이시아 여객기 격추와 함께 민항기 격추 사례를 접한 네티즌은 "말레이시아 여객기 격추, 우리만 2번 당했었군요" "말레이시아 여객기 격추, 러시아는 알겠는데 소련은 어디죠?" "말레이시아 여객기 격추, 민항기에 대한 무력행동은 절대 안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