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4000억원 보육료ㆍ유아학비 지원 결제시장을 놓고 카드사들이 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정부가 어린이집 보육료 지원카드인 ‘아이사랑카드’와 유치원 유아학비 지원카드인 ‘아이즐거운카드’를 통합하는 가운데 사업자 선정에서 전 카드사에 문호를 개방했다.
16일 복지부와 교육부에 따르면 3~5세 보육료와 유아학비 보조금 지원 카드가 달라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이용료를 결제할 때 불편이 많았다.
정부는 이런 불편함을 없애고자 아이사랑카드(복지부)와 아이즐거운카드(교육부)를 합쳐 아이행복카드(가칭)로 일원화하고 사업자를 공동 선정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현재 아이사랑카드는 KB국민ㆍ우리ㆍ하나SK카드, 아이즐거운카드는 NH농협카드 등 4개 카드사로 사업자가 제한돼 있던 것을 모든 카드사가 참여하도록 개방해 부모들의 선택권과 편의성을 높일 방침이다.
또 사업수행 기간도 현재 3년에서 5년으로 확대된다. 따라서 이번에 사업자로 선정되는 카드사는 내년 1월부터 2019년까지 사업을 수행하게 된다. 계약은 적격 심사 후 다수 사업자와 공동 계약 방식으로 이뤄진다.
정부는 이번 사업자 선정에서 호환성(기존 사업의 연속성),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 수요자 선택권 및 편의 제고 노력 등을 중점적으로 볼 예정이다. 정부는 다음주 초 사업자 설명회를 갖고 늦어도 8월까지는 신규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아이사랑카드만 따져 봐도 매출 규모가 5조원에 육박하는 시장이어서 카드사들의 관심이 뜨겁다. 아이즐거운카드의 시장 규모는 1조4000억원이다.
지난해 12월 말 현재 아이사랑카드 이용자는 171만6541명, 아이즐거운카드는 65만2998명으로 총 237만명이 카드를 발급받아 사용 중이다.
카드사는 사업 운영을 위해 아이행복카드 인프라(단말기, 카드, 시스템) 구축 및 헬프데스크 운영 등 제반 비용을 부담해야 하고 정부 보조금 지원 카드이다 보니, 연회비는 금융회사가 부담해야 한다.
현재 아이사랑카드 수수료는 영유아 보육료 지원 예산으로 보전하며 0.01% 수준이다. 통합 카드 역시 수수료율은 현행 수준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카드사 입장에선 큰 이익이 나지 않는 사업이지만 브랜드 이미지 제고 등의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은행 지점에서 결제 계좌를 유치하면 금융상품을 판매하기 쉬워 비은행계 카드사보다 은행계 카드사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기업계 카드사들도 새로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특히 우체국을 활용하는 등 고객 접근성이 떨어지는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도 구상하고 있다.
한 기업계 카드사 관계자는 “정부의 요구조건을 면밀히 봐야겠지만 다른 카드사들이 모두 한다면 굳이 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 같다”면서 “시장점유율을 늘릴 수 있다는 측면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당국 관계자는 “몇 개 사업자를 제한해서 뽑는 일반적인 경쟁 방식이 아니라 일정 요건만 갖춘다면 선정되도록 모든 카드사에 기회를 열어놓고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수요자의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기본 취지에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