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돌발미션도 멘트 술술… CJ오쇼핑 쇼호스트 카메라테스트 현장 가보니

입력 2014-07-02 16:34 수정 2014-07-02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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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오쇼핑 쇼호스트 공개채용 지원자 이거성씨가 3차 전문역량면접에서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 CJ오쇼핑

2일 오전 9시50분. 쇼호스트 공개채용 세 번째 관문인 전문역량면접이 진행되는 서울 방배동 CJ오쇼핑 E스튜디오에는 조명 20여개가 켜졌다. 종이 넘기는 소리도 조심스러운 분위기. 현직 쇼호스트, 방송 PD, 스타일리스트로 구성된 심사위원단 눈빛이 매섭다. 얼굴 클로즈업, 상체 클로즈업, 세트 와이드샷을 각각 비추고 있는 카메라 3대 앞에 선 지원자 이거성씨는 몸을 반쯤 돌려 카메라에 엉덩이를 들이댔다. “하기스 매직팬티! 입었을 때 힙 라인이 살아날 수 있다. 더 젊어질 수 있다. 지금 주문하십시오.” 멘트도 거침없다.

2분 전, 이씨가 열어본 카드에는 ‘30년 후 대한민국은 초고령화 사회. 유아가 있는 가정이 매우 드문 상황에서 하기스 매직팬티 기저귀를 판매해야 한다’는 미션이 적혀 있었다. 생방송을 이끌어갈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돌발상황 대응 테스트다.

CJ오쇼핑은 ‘고령사회 기저귀 팔기’ 외에도 ‘사막에서 제습기 팔기’, ‘지금 결제하고 20년 뒤 떠나는 달나라 여행’, ‘남극에서 에어컨 판매’ 등을 미션으로 냈다. 이같은 돌발상황 테스트 참가자는 2차 관문을 통과한 지원자 50명이다. 이들 중 오디션 전형, 임원면접, 인턴십 6주 과정을 거쳐 5명 안팎만이 최종 선발된다. CJ오쇼핑은 이렇게 뽑힌 새내기 쇼호스트들을 2년 가량 집중 트레이닝해, 상품 카테고리별 전문 쇼호스트를 육성할 계획이다.

2011년 이후 3년만에 쇼호스트 공채를 진행하는 CJ오쇼핑에는 5월 23일부터 29일까지 지원자 1200여명이 몰렸다. 800여명이 지원했던 2011년보다 50% 이상 늘어난 것. 1차 서류전형 합격자 중에는 아역 탤런트, 개그맨, 뮤지컬 강사 등 연예계 경력을 자랑하는 지원자들은 물론 언론사 기자, 패션 디자이너, 외국계 통신사 애널리스트, 카지노 해외 마케터, 보험설계사, 발레리나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도 포함됐다.

▲CJ오쇼핑 쇼호스트 공개채용 지원자 이거성씨가 3차 전문역량면접에서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 CJ오쇼핑

이거성씨는 보험 전문가다. 삼성화재 사내 오디션을 통해 CJ오쇼핑 게스트로 출연한 후, 스스로가 ‘카메라 체질’이라는 것을 깨닫고 회사를 그만두고 쇼호스트를 준비하고 있다.

CJ오쇼핑 방송운영담당 유범진 사업부장은 “쇼호스트가 단순히 말 잘하는 사람이 아닌 전문직으로 인식되면서 리포터, 연예인, 아나운서 등 방송 경력자들뿐 아니라 다양한 역량을 갖춘 전문직 종사자들의 지원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쇼호스트를 미디어와 홈쇼핑을 넘나드는 명성 있는 셀레브리티로 성장시키고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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