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나 미니홈피가 유행하면서 자신의 소소한 일상과 살림 노하우를 기록하고 이를 통해 정보를 얻는 주부들이 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의 손민선 연구원에 따르면 "창의적인 살림 노하우를 인정받은 주부 블로거인 와이프로거를 중심으로 형성된 주부들의 블로그 네트워크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32세의 주부 문성실씨는 '둥이맘'이라는 필명으로 잘 알려진 파워 블로거다.
그녀는 블로그에 올렸던 요리들을 묶어 첫 번째 책을 출판한 데 이어 미니 오븐을 활용한 요리책과 아이들 간식 요리책까지 총 세 권의 책을 출판했다.
프로 못지 않은 사진 솜씨와 간편한 재료로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쉬운 요리 아이디어를 인정받았기 때문. 그녀와 블로그 이웃을 맺은 사람만 2만 4000명에 이르고 하루 평균 블로그 방문자는 만 명에 육박한다.
이처럼 문성실씨와 같은 주부 블로거 스타들은 예성맘, 피스위버, 베비로즈, 레테, 천재소녀 등 잘 알려진 필명만 꼽아도 헤아릴 수 없다. 게다가 지금도 ‘네이버 메인’, ‘싸이월드 투멤’과 같은 컨텐츠 소개 코너를 통해 하루에도 몇 명씩 주부 블로거 스타가 데뷔하고 있다.
와이프로거들은 대부분 요리, 인테리어, 육아, 가사 노하우 등 주부들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정보들을 올린다. 특히 정보 수집보다는 생활 정보 컨텐츠의 생산과 공유에 큰 가치를 두고 있다는 게 손민선 연구원의 설명이다.
보통의 주부 블로거가 컨텐츠 소비자라면 이들은 컨텐츠의 공급자인 셈이라고 덧붙인다.
이들을 통상의 주부 블로거와 구분되며 와이프(Wife)와 블로거(Blogger)라는 단어를 결합한, 와이프로거(Wifelogger)로 불리운다.
블로그 및 커뮤니티 연구가들에 따르면 블로그 네트워크는 단방향의 인터넷 네트워크보다 훨씬 더 치밀하게 구성되며 빠르게 확장된다고 한다.
상호 링크와 실시간 글쓰기를 통한 커뮤니케이션 효과가 높고 지속적인 상호 작용 과정에서 신뢰성이 높아져 정보 교류의 효과가 높기 때문. 목적만 뚜렷하다면 블로그 네트워크의 지속 및 확산 가능성은 높다는 의미다.
손민선 연구원에 따르면 2002년 37%에 불과했던 주부 인터넷 인구는 현재 59%로 증가했고 통계청이 집계한 우리 나라 전업 주부 수는 총 540만 명이므로 대략 318만 명의 전업 주부가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주부 블로거는 대략 28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따라서 28만의 주부 블로거가 현재 블로그 활동의 주류들이지만, 필요에 따라 정보를 찾는 주부들을 감안하면 200만명 이상의 잠재적 블로그 네트워크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들이 오피이언 리더의 성격을 지닌 아이프로거를 무시 못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로 기업들은 와이프로거를 중심으로 마케팅 캠페인을 전개해 상당한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전자레인지 정도 크기로 소형화한 미니오븐을 내놓은 컨벡스 코리아는 중소 업체이다 보니 홈쇼핑 채널이나 백화점을 통해 제품을 광고하기가 쉽지 않았다. 대신 컨벡스 오븐을 사용하고 있는 와이프로거들의 입소문 마케팅에 주력했다.
또한 자체 블로그 사이트를 만들어 미니 오븐을 이용한 요리 컨텐츠를 확보했다. 컨벡스 체험단을 모아 35% 싼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컨벡스 오븐의 블로그 사이트인 오븐 앤 조이에 미니 오븐을 이용한 레시피를 올리도록 했다.
현재 오븐 앤 조이는 네이버 블로그 요리/생활 부문에서 검색 순위 3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 블로그로 자리잡았다.
손 연구원에 따르면 와이프로거의 등장은 사회 문화적 트렌드와 맞물려 있다고 강조한다. 현재 상당수의 주부들이 대학 교육을 받았기때문에 정보에 대한 욕구가 높다는 것.
따라서 주부들의 블로그 활동을 더욱 늘 수 밖에 없으며 기업들은 와이프로거에 전략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게 될 것으로 봤다.
<사진설명: 대표적인 와이프로거로 활동하고있는 '둥이맘' 문성씨의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