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미국 증시를 앞두고 기업공개(IPO) 거래소로 나스닥(NASDAQ) 대신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택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이날 성명을 내고 NYSE에서 기업상장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상장 이후 회사의 티커(주식명)는 ‘BABA’로 정했다. 알리바바는 그동안 NYSE가 굵직한 IPO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앞서 알리바바는 지난 3월 홍콩 대신 미국을 증시 데뷔무대로 결정했다고 밝히면서 미국증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키웠다.
그간 NYSE와 나스닥은 알리바바 상장을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여왔다. 그도 그럴 것이 통상 거대 기업의 증시 상장을 유치하게 되면 IPO 관련 막대한 일회성 수수료는 물론 장기적으로도 꾸준히 거래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추정되는 알리바바의 회사가치는 1500~2000억 달러(약 152~203조원)이며 상장 규모는 미국증시 역사상 최대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알리바바가 IPO를 통해 200억 달러 이상을 조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NYSE는 알리바바 유치에 성공하면서 2년 전 나스닥에 페이스북을 뺏긴 자존심을 회복하게 됐다. NYSE는 지난해 트위터 유치 등으로 19년 만에 나스닥을 제치고 더 많은 기술업체 IPO를 확보하게 됐다. 반면 나스닥은 페이스북 이후 이렇다 할 기술업체 유치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지난해 8월 전산장애 오류로 거래가 일시중단되는 일을 겪으면서 회사의 위상도 그만큼 추락했다는 평가다.
알리바바가 오는 8월 중순께 증시 데뷔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블룸버그는 8월 8일에 상장할 가능성을 점쳤다. 중국에서 ‘8’은 부의 상징으로 통해 중국인들 사이에서 선호되는 숫자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온라인 유통 강자인 알리바바는 미국의 전자상거래업체 이베이와 아마존, 전자결제시스템 페이팔의 장점을 적절히 배합한 시스템을 갖췄다는 평가다. 최근 몇 년간 알리바바는 전자결제 시스템을 포함해 금융부분에서도 존재감을 키우는 등 전방위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