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디에 드록바(36·갈라타사라이)가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에서 투혼을 불사르고 있다.
코트디부아르의 축구영웅 드록바는 15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헤시피의 아레나 페르남부쿠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일본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돼 팀의 2-1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이날 코트디부아르의 선발 명단에서 제외돼 있던 드록바는 후반 16분 세레 디와 교체 투입, 코트디부아르의 공격을 진두지휘하며 일본의 골문을 두드렸다.
드록바의 교체 투입은 코트디부아르에게 기적을 가져왔다. 윌프리드 보니(후반 19분)와 제르비뉴(후반 21분)의 연속골이 터지면서 순식간에 전세를 뒤집었기 때문이다. 결국 코트디부아르는 아시아의 맹주 일본을 상대로 2-1 역전승을 거두며 승점 3점을 챙겼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드록바의 위협에 수비수들의 기가 꺾였다. 결국 선제골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일본축구를 얼어붙게 했다”고 꼬집었다.
드록바는 국내 축구팬들에게도 ‘드록신(드록바+神)’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하다. 그는 2006년 코트디부아르를 첫 월드컵 무대로 이끈 뒤 “일주일만 전쟁을 멈추자”라는 말로 5년 내전을 종식시킨 인물이기도 하다.
2006년 독일월드컵 본선 진출 티켓을 획득하자 TV 카메라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랑하는 조국 여러분, 적어도 일주일만이라도 무기를 내려놓고 전쟁을 멈춰달라”라고 호소했다. 그의 간절한 부탁에 코트디부아르 정부군과 반군은 일주일간 전쟁을 멈췄고, 2007년 결국 평화협정을 체결하기에 이르렀다. 드록바는 A매치 통산 101경기에 출전해 63골을 기록하고 있다.
한편 드록바는 20일 콜롬비아(브라질리아), 25일 그리스(포르탈레자)전에서 그의 마지막 월드컵을 불사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