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경단녀’ 채용 붐… 현장선 "업무효율·역차별" 잡음

입력 2014-06-12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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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정부정책 기조에 따라 경력단절여성(이하 경단녀) 채용에 나서고 있지만 일선에선 업무 효율성과 직원간 역차별 등을 이유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경력단절 현상을 없애고 고용률 70%를 달성하겠다는 박근혜 정부의 정책 기조를 반영해 지난해 부터 경단녀 채용에 나서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경단녀 109명을 뽑아 시간제 창구텔러·사무지원·전화상담원 분야에 각각 투입한데 이어 올해에도 100명 선발을 목표로 채용이 진행 중이다.

신한은행도 220명의 경단녀를 시간제 직군으로 채용했으며, 우리은행도 영업점 창구업무를 담당하는 시간제 직군 200명을 뽑기 위한 채용전형이 진행중이다.

각 은행의 시간제 직군은 평균 4~5시간 근무 후 퇴근하며 급여 수준은 낮지만 정규직과 동등한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가사와 직장생활을 병행할 수 있기 때문에 출산 및 육아로 직장을 그만둔 경단녀들로 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일선에선 시간제 근로자의 영업점 배치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처사란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은행업무 특성상 창구업무 외의 일이 많지만 시간제 근로자들에겐 맡길 수 없어 정규직 행원이 업무를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업무가 공장의 생산라인 처럼 할당량만 처리하면 끝나는 구조가 아니지 않느냐”면서 “마감 및 실적회의, 고객관리, 영업 등 창구업무 외의 일들은 기존 직원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영업점에 시간제 직원 배치시 전일제 텔러직군의 정원이 줄어드는 것도 일선 직원들이 불만을 갖는 이유중 하나다. 이런 경우 기존 직원들의 업무량은 더욱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기업은행의 경우 공공기관 재지정후 정규직 채용 인원이 줄어 인력이 부족한 영업점에서‘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시간제 근로자를 배치 신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간제 근로자가 보이지 않는 차별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시간제 근로자가 지점에 있는 정규직 행원들이 자신을‘외부 직원’취급한다고 털어 놓았다”고 말했다. 기존 직원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시간제 근로자가 자신의 경력을 제대로 살릴 수 없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근무 경력이 10년 이상이거나 대기업 관리직으로 근무했던 여성들이 단순한 업무만 하고 있다”면서“이들을 다른 분야에 활용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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