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방송·극장가는 브라질 월드컵 여파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13일 개막해 32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하는 브라질 월드컵은 여름 휴가철과 방학으로 성수기를 맞은 연예계에 새로운 변수다. 다만 이번 월드컵 경기가 이른 아침 시작되는 만큼 전통적인 거리 응원이 축소될 수밖에 없고, 대표팀 성적에 대한 전반적인 기대감이 줄어들어 이전과 같은 높은 관심을 기대하긴 어려운 실정이다.
안방극장은 6월, 트로트를 매개로 한 로맨스, 조선시대 애틋한 사랑 등 신선한 소재가 눈에 띈다. KBS 2TV는 23일 ‘트로트의 연인’(극본 오선형, 연출 이재상)을 첫 방송한다. ‘트로트의 연인’은 트로트를 경멸하는 가수 장준현과 트로트에 꿈이 달려있는 소녀가장 최춘희의 이야기를 그린다. 최근 제대한 지현우가 장준현 역으로, 정은지가 최춘희로 분한다.
이준기의 사극도 준비돼 있다. 25일 첫 방송을 앞둔 ‘조선총잡이’(극본 이정우 한희정, 연출 김정민 차영훈)는 조선의 마지막 칼잡이가 총잡이로 거듭나 민중의 영웅이 돼가는 과정을 그린 감성액션 로맨스이다. 이준기와 남상미, 전혜빈이 삼각 로맨스를 예고한다.
이외에도 황정음과 류수영이 주연을 맡은 SBS 주말드라마 ‘끝없는 사랑’, 기태영, 오지은의 MBC ‘소원을 말해봐’가 각각 21, 23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고교생’ 서인국과 ‘여사원’ 이하나의 좌충우돌 로맨스를 담은 tvN 월화드라마 ‘고교처세왕’도 다크호스다.
영화계는 11일 개봉한 이민기, 박성웅, 이태임 주연의 ‘황제를 위하여’가 눈길을 끈다. 지난 4일 개봉한 ‘우는 남자’, ‘하이힐’이 ‘엣지 오브 투모로우’, ‘엑스맨: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등 외화에 밀려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황제를 위하여’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에도 불구하고 높은 작품성과 배우들의 호연이 예고되며 흥행 기대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12일, 박해일, 신민아의 ‘경주’가 개봉한다. ‘경주’는 고혹적인 도시 경주에서 펼쳐지는 1박2일을 그려 잔잔한 로맨스를 예고한다. 한국영화는 월드컵 막바지에는 대작을 쏟아낸다. 바둑을 소재로 한 활극이자 정우성, 이범수, 안성기, 김인권, 이시영, 안길강, 최진혁 등 멀티캐스팅으로 기대를 모으는 ‘신의 한수’가 7월 3일 개봉하며 하정우, 강동원의 사극 대작 ‘군도:민란의 시대’는 7월 23일 출격한다.
최민식, 류승룡의 ‘명량’ 역시 7월 30일 개봉을 확정 지었다. 할리우드는 19일 올해 칸 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호평 받은 니콜 키드먼 주연의 ‘그레이스 오브 모나코’와 레아 세이두의 ‘미녀와 야수’가 출격한다. 여기에 전통적 흥행 강자 ‘트랜스포머:사라진 시대’가 25일 개봉하며 월드컵 열기를 고스란히 빼앗아 온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