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전에서 재차 드러난 수비의 문제점...수비수 '집중력 결여'

입력 2014-06-10 14:32 수정 2014-06-10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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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실점 장면(사진=연합뉴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2014 브라질월드컵 한국 축구대표팀이 10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위치한 선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나와의 평가전서 0-4로 대패했다.

전반에 2골, 후반에 2골 등 총 4골을 내주는 동안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지난 튀니지와의 평가전과 마찬가지로 수비는 상대의 역습에 쉽게 골을 내줬고 공격수들 역시 만족스러울만한 움직임이나 유기적인 조화를 보여주지 못했다.

비록 평가전이지만 가나전은 여러모로 관심을 끌만한 경기였다. 월드컵 개막을 단 3일밖에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 열린 평가전이었고 한국과 마찬가지로 가나 역시 브라질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팀이기 때문이다. 경기를 치르는 H조의 한국과 G조의 가나는 물론 H조에 속한 러시아, 벨기에, 알제리 그리고 G조에 속한 독일, 포르투갈, 미국 등도 모두 관심을 가지는 경기였다. 여기에 G조와 H조는 각조 1위와 2위를 차지한 팀이 크로스로 16강전을 치르는 만큼 H조 팀들 역시 가나의 전력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고 G조에 속한 팀들 역시 한국의 전력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즉 한국과 가나의 평가전에 직접적으로 관심을 갖는 팀만 총 8팀에 달할 정도로 비교적 비중있는 경기였던 셈이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대패는 결국 수비 불안에 기인했다. 전반에 내준 두 골은 모두 수비의 실책에서 비롯됐다. 전반 10분에 내준 첫 골은 김창수의 안이한 백패스가 가로채기 당하면서 실점으로 이어졌다. 43분에 허용한 골은 반칙성이었다고는 하지만 아사모아 기안이 센터 서클 부근부터 페널티 에어리어 부근까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듯 홀로 드리블하게 내버려뒀다는 점은 수비의 집중력을 질타할 수밖에 없다.

(사진=방송 캡처)

이미 그라운드에 넘어진 곽태휘가 일어나 뛰어가기엔 늦은 시간이었지만 기안이 단독 드리블을 하는 동안 한국의 수비수도 근처에 3명이나 있었다. 곽태휘의 센터백 파트너 김영권은 후방에 자리잡고 있었다. 한국의 골문을 향하고 있는 기안의 좌우에는 한국영과 윤석영 역시 비슷한 위치에 있었다. 하지만 기안의 반칙성 플레이(편의상 반칙성 플레이로 표기)에 한국영과 윤석영은 반칙으로 생각한 나머지 잠시 멈칫했고 이 틈에 기안은 정상적인 플레이를 펼쳐 계속 뒷걸음질을 치던 김영권의 수비를 따돌리고 득점을 올렸다.

심판의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 정상적인 플레이를 해야 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실제로 한국영과 윤석영이 멈칫한 시간은 0.2초에도 못 미쳤을 정도로 찰나였다. 하지만 그 사이 기안의 뒤를 돌아 그의 왼쪽 방향으로 케빈-프린스 보아텡이 함께 문전 쇄도하며 홀로 후방에 남아있던 김영권의 수비를 분산시켰다. 찰나의 짧은 순간이지만 잠시 멈칫했던 한국영과 윤석영은 탄력을 받은 기안과 보아텡을 절대 따라잡을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진 셈이다.

(사진=방송 캡처)

첫 번째 사진에서 가나 선수 중 맨 앞에 있는 기안 앞에는 김영권이 있었고 이선의 보아텡에게는 그의 좌우로 한국영과 윤석영이 위치해 있었다. 하지만 기안이 첫 번째 사진의 위치에서 단 10m 정도를 돌파한 시점에서는 두 번째 사진과 마찬가지로 이미 탄력이 붙은 보아텡의 스피드를 한국영과 윤석영이 따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미 일어난 일에서 가정이란 없지만 곽태휘가 넘어졌어도 한국영과 윤석영이 찰나의 정지동작도 없이 한국영이 돌아들어가는 보아텡을 따라붙고 윤석영은 김영권이 시간을 벌어주는 동안 기안에게 접근했다면 두 번째 실점은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

한국은 전반 초반 선제골을 내주며 0-1로 끌려갔지만 전반에 추가실점을 하지 않았다면 후반전 들어 반전이 충분히 가능했다. 0-1로 뒤지던 전반 40분께에는 손흥민의 중거리 슛이 골대를 맞으며 서서히 공격력도 살아나고 있었던 터였다. 하지만 전반 종료를 단 2분 남긴 시점에서 허용한 두 번째 골은 결과적으로 선수들의 사기를 크게 떨어뜨렸고 대패의 한 원인이 됐다.

후반전은 전반전의 도돌이표였다. 경기 해설을 맡은 KBS 이영표 해설위원은 전후반 각각 초반 15분과 후반 15분을 조심해야 한다고 경기 전부터 강조했다. 하지만 한국이 허용한 4골은 모두 이 위원이 지적한 시간에 정확하게 터졌다.

어차피 H조에 속한 팀들을 상대로 한국이 월드컵 본선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져가면서 편안하게 경기할 수 있는 팀은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결국 수비가 안정되지 않으면 승리할 수 없다는 뜻이다. 상대팀의 공격이 완벽해서 실점한다면 어쩔 수 없다고 자위할 수라도 있지만 튀니지전과 가나전에서처럼 내주지 않아도 될 골을 내준다면 월드컵 전망은 결코 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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