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월드컵과 음반 시장… 보이프렌드ㆍ거미ㆍ비스트 컴백

입력 2014-06-09 15:34 수정 2014-07-28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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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비스트, 거미, 보이프렌드(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뉴시스)

사흘 후면 전 세계인의 축제인 2014 브라질월드컵이 개최된다. 월드컵에 대한 전 국민의 응원 열기가 고조될수록 어쩐 일인지 가요계에선 한숨 쉬는 소리가 높다. 월드컵과 음악시장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그룹 빅뱅 멤버 태양은 지난 2일 열린 새 앨범 ‘라이즈(RISE)’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음악 활동 계획을 설명하면서 “활발히 음악 활동을 하려 해도 월드컵이라는 큰 행사가 있어서 방송만으로 활동하기에는 조금 부족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월드컵은 데뷔 9년차 대형 아이돌에게도 부담스러운 행사다.

대중의 관심이 월드컵에 집중되면서 가요·방송계 각종 활동은 월드컵에 열 맞춰 진행된다. 예능 프로그램 출연자들은 브라질 현지로 응원을 떠나고, 각종 CF는 월드컵을 겨냥한 광고로 변모한다. 이 기간 만큼은 연예인들보다 태극마크를 단 축구 대표 선수들이 대중의 초특급 스타가 된다.

가장 최근에 열렸던 2010 남아공월드컵 당시로 돌아가 보면, 월드컵과 음악시장과의 상관관계를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 김진우 수석연구위원이 가온차트를 통해 발표한 ‘2010년 월드컵 당시 국내 음원시장 매출 추이’를 보면 남아공월드컵 개최기간(6월 11일~7월 12일) 월간 음원 매출(가온지수 기준)은 월드컵 기간 전후에 비해 다소 감소했다.

6월에는 80억7720만원으로, 전달인 5월에 기록한 104억9411만원에 비해 24억1691만원이 줄었다. 7월에는 96억6276만원으로 6월에 비해 나아지는 추세지만, 8월의 108억7363만원에 비해서는 12억1086만원이 부족한 액수다. 6월과 7월 동안 기록한 음원시장 매출액은 총 177억3999만원으로, 월드컵 전후 기간인 5월과 8월의 매출액 합계 213억6775만원보다 36억2775만원이 적다. 월드컵 전후 기간에 비해 월드컵 기간 음원 매출이 약 20% 가까이 줄었다고 분석할 수 있다.

김진우 연구위원은 “대중의 관심이 분산돼 음악감상보다 스포츠에 더 많은 사람이 열광한데서 오는 결과로 볼 수 있다”면서 “대중의 관심이 분산될 것을 예상해 음반 기획사들이 신곡 출시를 미룬 데서 나타난 복합적인 결과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0 월드컵 당시 발표된 신곡 수는 6월에 들어서며 급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170곡이 발표된 5월에 비해 6월 발표된 신곡 수는 111곡에 그쳐 약 34% 줄었다.

사실상 월드컵 기간은 가요계 비수기다. 올해 역시 가요계는 6, 7월을 피해 음반을 발표하려 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여파로 5월까지 가요계는 사실상 전면 휴업에 들어갔고, 월드컵 기간에 음반을 발표하지 않으면 8월까지 컴백일정을 미뤄야하는 상황에 맞닥뜨리게 됐다. 그래서인지 월드컵 시작일(13일)이 포함된 6월 둘째 주 음반을 발매하는 가수들이 많다. 거미와 아이돌 그룹 보이프렌드는 9일 음반을 발매했고, 비스트(16일), 박효신(30일) 등이 6월 중 발매를 확정했다. 이외에도 6~7월 사이 걸스데이와 2PM, 씨스타와 티아라 효민 솔로 등이 신곡을 들고 대중 앞에 나선다.

비스트 소속사 큐브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예전과는 달라진 것 같다. 월드컵 시즌을 굳이 피한다기 보다는 워낙 가요계에 다양한 변수가 많아 고려할 사항이 많다”면서 “음반 발매 날짜를 피해 조정하는 것보다 음반 퀄리티를 높이고 관련 활동에 초점을 맞춰 콘텐츠에 역량을 쏟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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