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이 10일 오전 8시(이하 한국시간) 가나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있다. 월드컵 본선을 앞둔 상황에서 최종 리허설이라는 점에서 가나전이 갖는 의미는 여느 평가전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홍명보 감독은 가나전을 앞두고 전지훈련지인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가나와의 평가전이지만 월드컵 본선에 대비한 가상의 상대로 생각하고 있다"며 대회 이전 마지막 평가전에 대한 의미를 부여했다.
홍 감독이 중점을 두는 부분은 역습 차단이다. "러시아의 강점이 역습인 만큼 우리가 얼마나 역습을 차단하면서 경기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선발 명단에 대해서는 "대략적인 윤곽은 잡았지만 베스트 11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간 홍 감독이 대표팀을 운영해온 상황을 고려할 때 선발 명단은 경기 시간에 임박해서야 밝혀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5월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전에 앞서 홍 감독은 "월드컵 상대팀들도 지켜보는 만큼 굳이 전력을 노출할 필요는 없다"며 백업 멤버 위주로 경기를 치르겠다고 밝혔지만 막상 튀니지전에 나선 멤버들은 사실상 주전급 선수들이었다. 대부분의 축구 전문가들이 언급하는 주전 멤버들에게 2~3 포지션 정도만 달랐을 뿐이다.
가나전 역시 마지막 실전 기회인 만큼 어떤 형태로든 베스트 11이 나설 가능성은 당연히 높다. 튀니지전 선발로 출장했던 박주영, 손흥민, 구자철, 이청용 등의 공격 라인과 기성용-한국영의 수비형 미드필더 라인도 사실상 주전급으로 거론되는 선수들이다. 결국 18일 새벽에 열리는 러시아와의 첫 경기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뜻을 공공연히 밝혀온 홍명보 감독임을 감안할 때 마지막 평가전에서 이들을 재차 시험할 가능성이 높다.
현지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손흥민은 현재 컨디션이 "7~80% 올라온 상태"라고 언급하며 다른 선수들 역시 비슷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튀니지전 당시와는 크게 달라진 상태다. 특히 대회가 임박한 만큼 가나전 승리는 러시아와의 첫 경기를 준비하는 대표팀의 사기와도 연결된다. 홍 감독 역시 이 같은 부분을 모를리 없다. 때문에 가나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가나전에서 승리하면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며 "승리하고 브라질로 이동하면 선수들의 사기에도 좋은 영향이 생길 것이다. 선수들 역시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각오를 나타냈다.
대표팀의 맏형 곽태휘 역시 "가나전이 마지막 평가전이어서 그동안 체계적으로 준비한 것을 경기장에서 보여주겠다"는 입장이다. 이어 "실전 경기인 만큼 평소처럼 강하게 나가야 한다. 다만 선수 개개인이 부상 위험은 항상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가나전을 앞둔 현재 한국의 상황은 출정식 당시 튀니지를 상대로 할 때와는 다른 팀이다. 열흘 가량의 전지훈련을 통해 어느 정도 손발을 맞췄고 선수들 스스로도 컨디션이 상당 부분 올라왔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현지에서 비공개 훈련을 통해 새로운 세트피스에 대한 연습도 충분히 실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가나전 경기 결과가 브라질월드컵에서의 성적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과정이 없는 결과는 없다. 가나전 경기 결과도 물론 중요하지만 결과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어떤 경기 내용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줄 수 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 가나전 경기 결과와 관계 없이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고 실전처럼 경기를 운영하겠다"는 다짐이 민망할 정도의 경기력을 또 한 번 보인다면 러시아전 전망 역시 그리 밝진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