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꿍이’ 선거 유세, 김정태 하차 요구로 발전한 이유 [최두선의 나비효과]

입력 2014-06-09 06:38 수정 2014-06-09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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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KBS 2TV)

배우 김정태의 하차 요구가 거세다. 지난 4월,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에 후발주자로 합류한지 불과 2개월 여 만의 일이다. 발단은 6.4지방선거 유세현장을 담은 한 장의 사진이었다. 당시 새누리당 나동연 양산시장 후보는 김정태와 선거 유세를 함께 했다. 배우 김성령, 윤세인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자와 선거 유세를 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김정태의 아들 ‘야꿍이’(김지후)가 개입되면서 이야기는 달라졌다. 아무 것도 모르는 아이를 선거 유세에 개입시켰다는 비난이 제기됐다. 더욱이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최근 인기도를 끌어 올리고 있던 야꿍이었다. 나동연 후보자 측 역시 공식 블로그를 통해 ‘야꿍이’를 수차례 언급하며 항간의 의혹을 증폭시켰다.

선거 결과에 상관없이 김정태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확산됐다. 야꿍이의 인기는 어느새 독이 되어 있었다. 김정태의 아내 전여진씨가 나섰다. 야꿍이가 큰 아빠, 할아버지라고 부르는 나동연 당시 후보자의 부탁으로 놀러갈 겸 나갔고, 사람들이 몰리자 운동원들이 아이를 안고 사진을 찍었다는 해명이다. 나동연 시장 역시 보도자료를 통해 “야꿍이를 선거 운동에 이용한 것이 아니다”며 김정태와 아들 지후군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김정태와 나동연 시장 측의 적극적인 진화에도 시청자의 반응은 차갑다. 야꿍이를 의도적으로 선거에 이용하지 않았다는 긴 설명은 선거 유세장에 있었던 야꿍이의 모습을 볼 때 그저 변명처럼 다가온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전 국민의 시선이 선거에 쏠려 있었다. 그저 친한 사람의 부탁으로 야꿍이를 데리고 나갔다고 하기에 김정태와 야꿍이의 인기는 적지 않다. 더욱이 지푸라기 하나라도 잡아야 했던 선거원들이 야꿍이를 보고 선거에 이용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그렇다면 아무 것도 모르는 야꿍이를 선거에 이용했다는 도의적 논란 제기는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던 일 아닐까.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한 야꿍이는 더 이상 어린 아이에 그치지 않는다. MBC ‘일밤-아빠! 어디가?’로 촉발된 유아 관찰예능의 인기는 정점에 달해있다. SBS ‘오! 마이 베이비’까지 지상파 방송 3사는 유아 관찰예능에 사활을 걸고 있다. 윤후, 김민율, 정세윤 등 스타들의 2세들은 기성 연예인을 압도하는 인기를 얻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부모’의 배려이다. 윤후의 아버지 가수 윤민수는 ‘아빠! 어디가?’ 방송 초반 방송을 보여주지 않는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아직 가치관이 확립되지 않은 아이들이 큰 인기로 인해 얻을 부작용을 예방하고 치유하는 것은 결국 그들의 출연을 결정한 ‘연예인 부모’의 몫이다. 한 때 윤후의 안티카페가 생겼을 정도로 몰지각한 사회 속에서 ‘연예인 부모’의 세심한 배려는 필수적인 요소이다.

방송의 힘은 실로 놀랍다. 출연 시간에 상관없이 방송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그 파급력은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 유아 관찰예능이 주말 황금시간대 대세 예능으로 떠오른 지금 아이들이 받을 부정적인 대중의 반응을 우려해야 할 시점이다. 비단 야꿍이 만의 문제가 아니다. 만약 이번 선거 유세 현장에 추사랑, 후, 민율의 모습이 보였다면 그 비난의 크기는 결코 작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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