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룰’도입 이후 계열사 펀드 ‘몰아주기’는 다소 감소했지만 국민은행 등 일부 금융사들의 계열사 신규 펀드 판매 비율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펀드 판매사 45곳 가운데 지난해 2∼4분기 계열사의 신규 펀드 판매 비중이 40% 이상인 곳은 6개사로 조사됐다. 특히 국민은행의 KB자산운용 펀드 판매 금액은 전체 펀드 판매액 중 44%(1조6549억원)를 차지해 비율이 가장 높았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2분기와 3분기에 각각 7674억원(55%), 3774억원(43%)어치의 KB자산운용 펀드를 팔았다. 다만 4분기에는 5101억원(35%)으로 판매 비중이 조금 낮아졌다.
NH농협선물도 전체 판매액의 44%인 650억원어치의 NH-CA자산운용 신규 펀드를 팔았다. 신영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은 계열사의 신규 펀드를 각각 1495억원(42%·신영자산운용), 1026억원(41%·하이자산운용)어치 판매했다.
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증권(삼성자산운용)의 판매 비율도 각각 40%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새로 출시된 계열사 펀드를 많이 판 곳으로 꼽혔다. 또 기업은행(35%)과 삼성생명보험(34%), 신한은행(33%), 한국산업은행(30%)의 판매 비율은 30% 이상이었다.
금융당국은 계열사 펀드의 몰아주기 관행을 막고자 지난해 4월 '50% 룰'을 도입했다. 50% 룰이란 증권사, 은행, 보험사 등이 계열 자산운용사의 신규 펀드 판매 비중을 연간 판매금액의 절반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는 규제를 말한다.
규제 시행 후 판매사들이 계열사 판매 비율을 조절해 규정을 어긴 곳은 한 곳도 없었다.
한편 올해 1분기 기준 계열사 펀드의 판매 비율은 NH농협선물이 86%(442억원)로 가장 높았다. 신영증권(46%)과 교보증권(45%), 미래에셋증권(33%), 메리츠종금증권(33%)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