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덕 딸의 글
거듭되는 맞고소전으로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던 서울시 교육감 후보들의 막판 네거티브전이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소 잠잠해진 모습이다.
고승덕 후보가 자신의 딸 고희경 씨의 페이스북 글 파문에 대한 해명 기자회견에서 문용린 후보를 겨냥해 '공작정치'라고 의혹을 제기, 자칫 고소전으로 번질 뻔 했으나 문용린 후보가 이에 대한 고소 의지를 철회했다.
문 후보는 2일 오후 4시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고 후보에 대한 고소나 고발은 선거가 끝날 때까지 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앞서 문용린 후보 측은 1일 고 후보가 "제 자녀를 이용해 공작정치를 하고 있다"며 제기한 의혹에 대해 "명예훼손"이라고 즉각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고승덕 후보 측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고 박태준 명예회장의 장남 박성빈 씨가 딸의 글과 관련해 문용린 후보와 통화했다"는 전날 언론 보도를 언급하면서 "딸의 글이 박성빈 씨와 문 후보의 야합에 기인한 것이 아닌지 정황을 의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는 "(고 후보 친딸의 행동에 대해) 미리 알고 있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당시 박성빈 씨의 전화를 받고 나서야 확인을 한 것"이라며 "(고 후보의 딸이) 제 '공작정치'에 휘말렸다고 얘기하는 고 후보를 보고 굉장히 분개했지만, 지인들 의견을 듣고 생각해보니 고소·고발 같이 험한 건 하지 않는 게 낫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번 서울시 교육감 선거의 막판 공방은 고승덕 후보의 딸 고희경 씨가 선거를 4일 앞둔 지난달 31일 '서울 시민에게(To the Citizens of Seoul)'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우리 남매를 버리고 돌보지 않은 내 아버지 고승덕은 서울시교육감 후보로서 자격이 없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것이 발단이었다.
이 글에서 고 씨는 "고승덕 후보는 자신의 자녀의 교육에 참여하기는커녕 연락조차 하지 않았다. 서울시교육감 후보로서 자질이 없다"며 "정확한 진실을 서울시민에게 알리기 위해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이후 고승덕 후보는 "부덕의 소치이며, 서울 시민에게 죄송하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통해 고희경 씨의 페이스북 글에 대해 해명했다. 더불어 딸의 페이스북 글이 자신의 전처의 오빠인 박성빈 씨와 문용린 서울시 교육감 후보의 야합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고승덕 딸의 글 후폭풍에 시민들은 "고승덕 딸의 글 여파가 참 컸네" "고승덕 딸의 글로 온나라가 들썩거렸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조희연 후보는 2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 운동 과정도 교육적이어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교육을 고민하는 후보자 본연의 자세와 초심으로 돌아와 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