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엄마 고두심, 좋아하는 책도 엄마! -‘친정엄마’ㆍ‘어머니 당신이 희망입니다’[스타을 움직인 이한권의 책]

입력 2014-06-02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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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두심(사진=뉴시스)

국민엄마 고두심, 좋아하는 책도 엄마! -‘친정엄마’ㆍ‘어머니 당신이 희망입니다’[스타을 움직인 이한권의 책]

요즘 국민대표 엄마 고두심은 참 바쁘다. MBC 일일 드라마 ‘엄마의 정원’에 출연할뿐만 아니라 연극 ‘사랑별곡’의 주연으로 무대에 오르기 때문이다. 고두심, 그녀 앞에 조건반사적으로 따라 붙는 수식어가 있다. 바로 어머니다. 그녀는 고두심이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고두심을 떠올릴 때 ‘어머니’라는 단어를 쌍생아처럼 연상한다.

드라마‘꽃보다 아름다워’에서 남편에게 버림받고 모든 것을 자식들에게 쏟아 부은 후 혼자 고통을 떠안다 치매에 걸려 가슴이 아프다며 빨간약을 가슴에 바르며“내 맘이 너무 아푸잖아, 내맘이 너무 아퍼”라는 고두심의 대사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들의 어머니의 아픔을 보았기에 눈물을 훔쳤다.

“훗날 어머니가 꼭 제 딸로 태어나세요. 어머니가 저에게 한 것처럼 제가 어머니에게 할께요”라는 영화 ‘엄마’의 편집을 할 때 자신의 연기를 보고 고두심의 눈가에 눈물을 보면서, 연극 ‘친정엄마’에서 일자무식이지만 묵묵히 자신의 몸과 마음을 불태우며 자식을 밝히는 모습의 고두심의 열연을 목도하면서 어머니와 고두심의 숙명과 운명을 느낀다.

“모르겠어요. 이제 운명이고 숙명인가 봐요. 처녀시절에도 어머니역을 했으니까 말이에요. 많은 문양의 어머니가 있는데 제가 맡은 캐릭터의 어머니는 강인한 어머니의 측면이 강해요”라고 고두심은 웃는다.

김혜자가 자비스러운 어머니라면 힘들고 가난하지만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던지는 강한 어머니는 고두심이다. 그녀와 책 이야기를 하기 전 물었다. 2004년 KBS연기대상 시상식에서 너무도 선명하고 강렬한 수상소감에 대해.

‘나는 어머니를 사랑합니다. 어머니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사랑하고 어머니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사랑합니다. 어머니의 힘은 위대합니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를 사랑합니다.’

“좋은 일이 있을 때나 힘든 일이 있을 때 속상할 때 떠 오르는 것이 어머니입니다. 어머니는 저의 존재의미이니까요”

고두심의 어머니는 돌아가셨다. 한 번 자맥질에 얼마나 오랫동안 호흡을 끊고 견디느냐가 가족의 생계와 직결되었던 제주 해녀 어머니다. 제주의 바람을 가슴에 안고 살아 온 여자들 대부분이 그랬던 것처럼 강하고 끈질기며 넉넉했던 고두심의 어머니의 모습이 오늘의 고두심에게 전이되고 그 모습이 드라마, 영화 그리고 연극의 어머니 캐릭터로 우리에게 전달되고 있는 것이다.

▲도서 '친정엄마'(사진=나남)

연예인중 책을 많이 읽는 사람 중 한사람이 바로 고두심이다. 쉬는 날 아니면 촬영장에서 읽는 책 중에는 그녀의 고향, 제주도를 사진으로 담았던 ‘김영갑 사진집’에서 시로 그렸던 문충성 시집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리고 그녀의 운명이기도 한 어머니에 관련된 책도 있다.

고두심은 두 권의 어머니 관련 책을 꼽았다. 한권은 최근 자신이 주연으로 나선 연극 ‘친정엄마’의 원작 수필인 고혜정의 ‘친정엄마’와 고두심의 어머니 체취를 느끼게 하는 ‘어머니 당신이 희망입니다’이다.

방송작가로 활동하는 딸과 그 딸을 생명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일자무식의 시골 친정 엄마와의 에피소드가 실린‘친정엄마’와 이 땅의 평범한 자식 수무명이 자신들의 어머니의 모습을 애틋한 감정으로 담아낸 ‘어머니 당신이 희망입니다’는 무식하지만 자식을 위해 정성스럽게 김치를 담궈 딸에게 보내주는 어머니, 육성회비를 내지 못해 교사에게 맞고 온 아이를 보고 학교에 가“아이가 숙제를 안 해왔거나 공부시간에 장난을 쳐서 선생님께 꾸중을 들었다면 이렇게 아프지 않을 겁니다. 부모 잘못 만나서 그렇게 된 것이니 절 혼내 주십시오. 제 손바닥을 때려 주십시오”라고 말하는 어머니 등 위대한 어머니가 아닌 우리 주위의 어머니 모습이 오롯이 담겨있다.

고두심 “이 책들을 보면 돌아가신 엄마 생각이 절로 나요. 엄마도 이 책들의 엄마처럼 글도 모르고 농사만 지으시고 살으셨지요. 나이 드셔 유일한 낙이 화투놀이셨는데 그거 할 때면 눈이 반짝반짝 빛나시는 거예요. 하지만 함께 화투놀이 못했어요. 그게 마음에 늘 걸려요”라며 어느 사이 그녀의 눈에는 다시 눈물에 맺힌다.

그녀의 책 이야기를 듣다가 문든 떠오른 장면 하나가 있다. 드라마 분장실 앞에서 지나가던 가수 비가 인사를 하자 고두심은 슬며시 책 한권을 건넸다. ‘어머니 당신이 희망입니다’라는 책이었다. “비가 어렸을 때 어머니와 긴 이별을 해 어머니에 대한 감정은 더 애틋한 것 같아서 어머니의 이야기가 담긴 책을 선물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그녀는 마음에 드는 책을 지인들에게 곧잘 선물하곤 한다.

고두심이 아이들에게 하는 모습도 어느 덧 어머니의 모습을 닮아 있다. “아이들에게 어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열심히 사는 모습을 묵묵히 보여주려고 해요. 제 어머니가 늘 그랬던 것 처럼요”

고두심은 “저도 연예인이기 전에 사람이잖아요. 여자이구 엄마에요. 많이 힘들어 울기도 했어요. 그때마다 저를 일으켜 세우는 것은 역시 어머니였어요. 제딸에게도 그런 친정엄마이고 싶어요. ‘친정엄마’에서 ‘나는 너 아니면 태어날 이유가 없는 사람’같은 그런 엄마요”라며 웃는다.

두 권의 책을 읽으면서 고두심이 표출해냈던 숱한 어머니의 문양이 떠올려본다. 그 문양은 시청자들에게 그리고 관객들에게 우리들의 어머니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 원천이었다.

(스쿠프에 기고한 글을 일부 수정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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