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LG유플러스의 지난달 이동통신시장 점유율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20%를 넘어서며 10년 이상 고착화됐던 시장점유율 ‘5:3:2(SKT:KT:LG유플러스) 구도’에 균열이 생겼다. 이는 LTE 국내 서비스 시작 이후 불과 3년 만에 일어난 놀라운 변화다. 반면 KT의 시장점유율은 올해 들어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30% 아래로 무너졌다.
결과적으로 이통사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핵심지표인 ‘가입자 1인당 월평균 이용금액(ARPU)’ 순위마저 뒤바뀌었다. LG유플러스는 사상 처음으로 SK텔레콤을 누르고 ARPU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각각 3만5362원, 3만5309원을 기록한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3년 전인 2011년 7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국내 처음으로 4G LTE 상용 서비스를 개시한 데 이어 이듬해 1월에는 KT가 4세대 LTE 대열에 합류했다.
이후 이들 이통 3사는 LTE 시장에서 서로 ‘1등’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다양한 마케팅 전략으로 각축을 벌였다. 특히 가입자 확보를 위해 속도전, 전국망 구축 등 2가지에 집중해 왔다.
지난해에는 흔히 고속도로에 비유되며 ‘데이터 전송속도가 빠르고 효율성도 높아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주파수(광대역) 경쟁을 벌였다. 올해는 2월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4’에서 기존 LTE보다 빠른 네트워크 기술을 선보이며 치열한 또 다른 방식의 속도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SK텔레콤은 MWC에서 최고 속도 450Mbps를 기록하는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을 시연했고, KT는 이동통신 네트워크와 무선랜(와이파이)을 통합한 광대역 LTE-A 이종 결합통신 ‘헷넷(Het Net)’을 선보였다. 올해 처음 참가한 LG유플러스는 3개의 LTE 대역을 하나로 묶어 LTE보다 4배 빠른 속도를 제공하는 ‘3밴드 CA’ 등을 시연했다.
전국망 구축전도 만만치 않다. 수도권 구축에 이어 LTE 광대역 전국망 구축 경쟁에 돌입했다. KT는 1.8GHz 주파수에 광대역 LTE 전국망 구축을 완료하고 서울, 수도권과 지하철 전구간, 광역시까지 광대역 서비스를 확대했다. SK텔레콤은 지난 2월 1.8㎓ 대역의 서비스 지역을 기존 85개 시에서 전국 군읍면 등 주요 지역으로 확대해 광대역 LTE-A 전국망 구축에 돌입했다. LG유플러스 역시 1조3000억원을 투자해 2012년 3월 읍면 단위에서 LTE 전국망 구축을 완료했다.
이 같이 3사가 모두 필사적인 노력을 했음에도 한동안 5:3:2 구도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갑자기 LG유플러스가 약진하며 LTE 역사 3년 만에 부동의 5:3:2 구도를 건드린 것이다. 물론 지난달 LG유플러스의 점유율 20% 돌파는 영업정지라는 변수가 작용해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날 것이라는 업계의 관측도 있다. 반면 10년간 결코 움직이지 않았던 시장구조에 변화가 생겼다는 사실만으로 의미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랜 세월 굳어져 버린 이통시장의 시장점유율이 ‘4:3:3’ 정도로 바뀌어야 전체 통신산업 발전은 물론 국민에게 돌아갈 혜택도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LTE 속도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시장 판도뿐 아니라 이용자 패턴도 서서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LTE 서비스 기술 발전에 따라 이동통신 이용 패턴이 음성 중심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변했으며, LTE가 라이프 사이클에 관여하는 비율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이에 따라 트래픽 증가세도 정비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