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오심 논란이 극에 달했다. 감독이 심판 판정에 항의해 선수단을 그라운드에서 철수시켜 퇴장 당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는가 하면 오심논란으로 관객이 운동장에 난입, 심판에 폭력을 행사하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이윽고 심판이 경기 도중 교체되는 흔치 않은 경우까지 발생했다.
한화 이글스 김응용 감독(73)은 21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2-4로 뒤진 6회말 넥센 윤석민의 타구가 페어로 판정되자 강하게 항의하며 선수단을 철수시키는 강수를 뒀다. 그리고 그는 23일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벌금 1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20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경기의 4회말 넥센 박헌도의 희생플라이 때 한화 포수 정범모가 송구를 받았지만, 세이프가 선언됐다. 이에 KBO는 21일 이영재 심판에게 오심 판정에 대한 엄중 경고와 함께 벌금 50만원을 부과하기도 했다.
프로야구에서 심판 판정이 구설에 오른 것은 하루 이틀이 아니다. 지난해부터 고개를 들기 시작한 판정 논란은 올 시즌 초 다시 이슈가 됐다. 끊이지 않는 오심 논란에 KBO는 비디오 판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들어 팬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오심 여부를 확인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공정한 야구를 원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데에 따른 조치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을 확대하기 위해선 먼저 야구 규칙부터 개정해야 한다. 야구규칙 9.02에는 ‘투구가 스트라크이냐 볼이냐, 타구가 페어이냐 파울이냐, 주자가 아웃이냐 세이프냐의 심판 판정은 최종의 것으로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고 명시돼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KBO가 자체 방송카메라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이를 위해 엄청난 금액을 투자하거나 방송사의 중계방송 카메라에 의존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에 KBO는 비디오 판독 확대와 더불어 4심 합의를 확대하는 방안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현재 4심 합의는 특정 심판이 경기 도중 규칙 적용을 잘못할 경우에만 시행하고 있지만 명백한 오심이라고 다른 심판들이 판단할 경우 4심 합의로 재결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편, 심판의 권위를 존중하고 이해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광권 해설위원은 “메이저리그나 일본야구에 비해 우리나라 오심률이 높은 편은 아니다”며 “우리나라 심판들이 굉장히 정확하다. 야구는 전염병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실수한 사람이 또 실수하게 된다. 심리적으로 압박되고 좁아지니까 그런 현상이 자꾸 일어나는데 아마 이런 과정이 지나면 좀 더 정확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한국 심판들도 외국처럼 집중력 높이는 훈련을 하는 등 개인 나름대로 노력해야 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