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신한카드 빅데이터센터가 분석한 ‘외국인 신용카드 국내 사용 지출액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이 국내에서 사용한 카드 이용액은 7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3.8% 증가했다. 이 중 중국인의 이용액은 3조7518억원으로 절반에 가까운 48.1%에 달했다. 특히 중국인의 국내 사용 금액은 전년 대비 82.7% 늘어나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쇼핑에 많은 돈을 쓰는 것이 특징이다. 쇼핑센터·쇼핑몰 이용액 중 중국인의 비중은 70.3%에 달했으며 면세점(68.9%)·백화점(65.7%)·편의점(56.4%) 등 쇼핑업종에서의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61%에 달했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들이 많아지면서 중국의 유일한 카드사이자, 중국 내 99%라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은련카드에 대해서도 국내 카드사들의 관심이 뜨겁다.
이미 BC카드가 2005년부터 중국은행카드연합(중국 은련)과 손잡고 국내 은련 가맹점 모집 및 전표 수거·매입 업무를 담당하고 있지만 지난 3월 계약이 만료돼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KB국민카드, 신한카드, 롯데카드 등도 중국 은련과 제휴를 맺고 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BC카드가 단독으로 해온 카드전표 매입 대행 업무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BC카드는 국내에서 중국인의 은련카드 사용액을 매입하는 대가로 일정 금액의 수수료를 받는데 비록 금액이 크진 않지만 카드사 입장에서는 매력적 수익원인 셈이다.
BC카드가 10년 가까이 이 업무를 수행하는 동안 다른 카드사들은 특별한 관심을 갖지 않았다. 국내 사업만으로도 수익이 많이 남는데 굳이 투자비용을 들여 사업에 참여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드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중국인들의 카드 결제가 늘자 다른 카드사들이 눈독을 들이는 황금시장으로 바뀌었다.
현재까지는 중국 은련에서 BC카드와의 계약 관계에 있어 큰 변화의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타 카드사들이 파격적인 가격경쟁력을 내세우지 못했거나 중국 은련이 BC카드와 안정적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오랜 시간 쌓아 온 신뢰를 무너뜨리지 않고자 하는 것으로 풀이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중국 은련이 비즈니스 영속성 측면에서 가격에 따라 쉽게 움직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강력한 조건을 제시하지 않는 이상 중국 은련이 쉽게 파트너를 바꿀 리 없고 자칫 ‘상처뿐인 영광’이 될 수도 있어 다른 카드사들이 무조건 끼어들기에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