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융시스템에 대한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 금융감독위원회(CBRC)의 15일(현지시간) 발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은행 부실대출 규모는 6461억 위안(약 106조원)으로 전분기보다 540억 위안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05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분석했다. 또 부실대출 규모는 2008년 3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실대출이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4%로 전분기의 1.00%에서 커졌다.
부실대출이 10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면서 은행 수익성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은행들이 부실대출에 따른 손실에 대비하고자 더 많은 자본을 축적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
마스터링크증권의 레이니 위안 애널리스트는 “현재 금융 부문에 가장 큰 이슈는 자산 품질”이라며 “중국 정부가 대규모 경기부양책이나 통화정책 완화를 꺼리고 있어 많은 채무자가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 수익성에 대한 우려로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 5대 은행 주가는 올 들어 지금까지 평균 7.3% 하락했다. 이는 같은 기간 홍콩증시 항셍지수 하락폭 2.5%의 세 배 가까운 수치다. 이들 은행의 주가수익비율(PER)은 4.8배로 사상 최저치에 근접해있다.
금융불안이 경기둔화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불안도 고조됐다. 중국에서 시중에 공급하는 유동성을 종합하는 지표인 사회융자총액은 지난 1분기에 전년보다 9% 감소했다.
중국의 1분기 경제 성장률은 7.4%로 1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 집계에서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 성장률이 7.3%로 1990년 이후 최저치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 경기둔화는 채무자의 상환 능력을 약화시켜 더 많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유발할 전망이다. 경기둔화와 금융불안이 일종의 악순환 상태를 보이는 셈이다.
상하이 차오리솔라는 지난 3월 중국 회사채시장 사상 첫 디폴트를 맞았다. 그림자금융 주요 부문인 신탁상품도 디폴트 위기에 직면했다.
블룸버그는 지난 1990년대 말 이후 지금까지 중국 정부가 은행부실에 대응하고자 쏟아부은 돈이 6500억 달러를 넘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