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한달, 스승의날 학교는 눈물바다...분향소는 정적 만
수많은 사망자와 실종자를 낸 세월호 참사 한달을 하루 앞둔 15일 스승의날을 맞아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숙연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16일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세월호 참사 희생자는 14일 오후 11시 현재 281명, 실종 23명이다.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정부 공식 합동분향소에는 눈물젖은 정적이 감돌고 있다. 세월호 참사 한달을 맞아 슬픔에 잠긴 유족들도, 이들을 돕는 자원봉사자와 공무원들도 지친 기색이 역력하지만 희생자들을 생각하며 모두 힘을 내고 있다고 한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대책위원회 권오현 총무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한 달 집에 들어가 잠을 자는 날이 거의 없었다"며 "동생 오천(단원고 2학년)이와 10년 넘게 같은 침대에서 잠을 잤는데 어떻게 집에 들어가 그 침대서 혼자 잘 수 있겠습니까"라며 세월호 참사 한달을 10년처럼 보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학교도 스승의날이긴 하지만 세월호 참사 한달을 앞두고 숙연하긴 마찬가지다. 특히 세월호 참사에 올해 스승의날은 학교에서 공식 행사를 최대한 자제하고 조용하게 진행된다. 스승의날 기념식은 취소되고 있으며 애도수업 등으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분위기다.
특지 주목되는 것은 기독교 교사들의 모임인 좋은교사운동이 지난 2일부터 진행해온 애도수업이다. 애도수업은 좋은교사운동 내 소모임인 회복적생활교육연구회가 제안한 것으로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수업하기가 힘들다. 일단 감정을 감추지 말고 슬픔을 드러내도록 하고, 가치가 무너진 듯 보이는 우리 사회에서 어떤 것이 중요한 가치인지 한번 말해보는 시간을 갖는 게 좋겠다'는 취지다.
임종화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홈페이지에 올린 수업지도안이 공유되며 자연스럽게 애도수업이 확산되고 있으며, 특별히 기한을 정해놓지는 않았다"며 "스승의날 주간이지만 자중하며 애도수업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교사는 15일 MBC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학교 방침상 학생들로부터 꽃도 받지 않기로 했다"며 "차라리 올해는 스승의날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